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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관련/백작가의 '작가만들기'교실

윈도우 조명 촬영하기.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곁에 있으면 소중한 줄 모른다. 빛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학창시절 영어학원을 다닐때의 일이었다. 외국인을 만났다. 영어로 인사를 했다. 그 외국인은 나에게 한국어로 말했다. 다시 영어를 썼다. 다시 그도 한국어로 말했다. 그 상황을 지켜보던 동료가 웃었다. 그건 비웃음이었다. 한국말이 가능한 사람에게 굳이 영어를 쓰는 이유가 뭐냐고? 나는 공부하던 영어를 활용하고 싶었다. 사실, 언어란 소통을 위한 것이다. 그가 한국어로 말하면 한국어를 통해 소통하면 된다. 빛도 마찬가지이다. 자연광으로도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는데 굳이 스트로보를 쓰는 상황을 빗댈 때 자주 쓰는 스토리다. 

인공광원은 빛이 부족할 때 쓰는 자연광 대치품에 불과하다. 인공조명 중에 고가에 속하는 것은 자연광과 최대한 비슷한 것이다. 그 정도로 쉽지 않다. 실내가 지하가 아니라면 창문을 통해 자연스럽게 자연광이 항상 들어온다. 그럼, 그것을 이용하여 찍으면 된다. 이것을 윈도우 조명이라고 한다. 풍부한 광원이 창문을 통해 들어온다. 크게 두가지가 있다. 직사광선과 구름 낀 날의 확산광이 있다. 확산광은 직접 빛이 모델에게 떨어져도 괜찮다. 그러나 맑은 날의 직사광선은 창가 바닥에 떨어진 그 라인이후에 모델을 세워 놓고 찍으면 된다. 그 빛은 창문을 통해 들어온 다음 바운스된 빛이다. 확산광의 질감과 바운드광의 질감은 다르다. 그러나 똑같은 것은 부드럽다는 것이다. 부드러움에 대한 정도의 차이는 물론 있다. 그러나 그 빛은 화사하고 사랑스럽게 피사체를 비추기에 안성맞춤이다.

수업시간이었고, 모델의 포즈와 빛을 가르치고 있었다. 벽면에 기대어 찍었다. 그것은 벽에 나타난 그림자를 느끼기위한 방법이었다. 부드럽게 내려앉은 그림자의 질감은 눈으로 확인하면 그 잔잔함에 매료된다.

디지털 세상, 누구나 셔터를 누른다. 찍자 마자 성공과 실패가 결정된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바로 'delete'키를 누르면 그만이다. 버림에 대한 죄의식도 없고, 상실감에 대한 트라우마도 없다. 너무 간단하게 이뤄진다. 모델들이 취하는 포즈에 따라서 노출조정과 각도에 맞춰 찍어내면 된다. 그러나 그것이 마음에 들고 안들고의 문제는 그의 판단 능력에 따라 달라진다. 이 사람들 또한 피사체에 달라 붙어 있는 '자신'을 찍어 대고 있는 것이다. 심미안은 그 사람을 평가하는 잣대가 될 수는 없다. 아름다움이란 그때 그때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의뢰 받은 사진이라면 그 기준은 의뢰자에게 있는 것이고, 자신의 소장품이라면 자신이 판단한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해서는 공감할 수 있는 가치기준이 필요하다. 사진은 항상 자신을 자극하며 변화시키는 프로그래밍이 존재한다.

윈도우 조명 촬영하기.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