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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관련/백작가의 '작가만들기'교실

은평구청 사진 교육 1. 자연이 말을 걸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전철을 타고, 어느 카페에서, 영화 시간을 기다리며, 이런 상황을 이야기하면 사람들은 뭘 떠올릴까? 나는 글을 쓰기 위한 상황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글을 쓴다는 것은 잘 써서도 아니고, 그것이 목적도 아니다. 그것은 생각을 떠올리기 위한 나의 생각의 시도이다. 때로는 독서로,  때로는 사람들과의 수다에서도 생각은 생성된다. 생각은 다양하지만 하찮은 생각까지도 꼬리를 물면서 언젠가는 으젖한 생각이 나온다. 생각은 매력적이다.

1년만에 은평구청 강좌의 요청을 받았다. 1년도 넘게 지난 기억들이 그 사람들을 만나면서 새록 새록 떠올랐다. 수업은 친근한 사람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나 스스로에게 만족감을 느끼게 했다. 수업 시간 중간에 밖으로 나가 촬영한 스마트폰 이미지가 수업을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만들었다. 사진이 스토리텔링의 도구임에 틀림없다. 아무튼 즐거운 시간이었다.  

눈 위에 발자국, 검정색과 흰색이었으며 사람과 동물의 흔적이 보였다. 이분법적으로 결정지어지는 방식에 의해 이야기는 시작되었다. 발표자의 시작은 이랬지만,  다른 사람의 생각 중에는 '뽀드득'이라는 소리가 떠오른다고 말했다. 그 의미는 사람들에게 어린 시절로 돌아가게 만들고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어떤 이는 눈이란 것은 치우고 깨끗하게 해야 한다는 의무감과 같은 강박이 자리잡고 있었다. 그러나 그런 '뽀드득'이란 소리에 어린 시절을 떠올렸으며, 사람들은 과거로 회기하고 있었다. 눈을 지긋이 감고 엷은 미소를 지으며, 어머니가 생각난다, 눈사람을 만드는 자신이 떠오르며, 세배하러 가는 모습이 기억난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생각들이 눈으로 인하여 만들어지고 있었으며 수업시간은 화기애애하게 몇십분의 지속되고 있었다.

다양한 사진들이 발표되었지만, 이런 건 뻔한 사진으로 치부될 수 있다. 이건 차의 백미러의 불빛이었다. 그러나 발표자는 그런 뻔한  대답 대신 그만의 의미를 말했다. 자신은 이 사진이 붉은 색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좌측에 반사된 하얀색 질감에 의미부여하고 있었다. 그 흰색이 나머지 붉은 색을 더욱 붉게 만들어 준다고 했다. 그것은 대비를 통하여 상대의 의미를 더욱 극대화시킨다고 말했다. 상대를 부각, 배려를 의미하고 있었다. 영향력, 긍정과 부정이 존재한다. 이 사진에 담긴 작가의 의미는 서로에게 긍정적 존재로의 의미이길 바라고 있었다. 그의 얼굴은 백미러처럼 둥글고 여유로웠으며 그는 항상 얼굴에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그의 인상은 푸근하며 모두를 안아줄 그럴 사람이었다. 사진은 그를 말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나는 수업 중에 이 사진들을 보여줬다. 1년전 눈내린 날 그곳에서 촬영한 사진들이다. 블루의 하늘, 갑작스럽게 내린 눈에 당황한 파, 자연과 어우러진 사물들의 이미지, 그리고 사람들의 탄성?을 자아낸 것은 동료의 모습이 담긴 마지막 사진이었다. 역시 사람에게 최고의 관심사는 사람이란 걸 확인할 수 있었다. 과거의 사진, 그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올 까? 단지 1년이란 세월의 척도로만 의미할 지...

1년만에 만난 그들, 대부분 그대로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이렇게 4번의 강의에서 첫째를 마무리를 지었다. 좀처럼 움직임이 없던 그들이었지만 서서히 수긍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사진이 그 사람을 담고 있음을, 자신의 카메라가 단순한 찍힘이 아니라 자신을 말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가고 있었다. 의미없는 농담에도 서로에게 위안일 수 있듯, 사진 속에 담긴 말들로 수다를 떠는 그들을 그려본다. 아직은 이르다. 어찌 첫술에 배부르랴... 그러나 그들은 4번의 강의 후에는 사진 속에 담긴 서로를 이야기하며 멋진 수다를 떨 것이다. 사진은 서로를 어루 만지며 서로를 치유한다. 정말이다.


은평구청 사진 교육 1. 자연이 말을 걸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