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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관련/백작가의 '작가만들기'교실

강남구 여성능력개발센터, 포토테라피 강좌의 오픈 강좌.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오픈 강좌를 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2014년 7월 2일, 강남구 여성능력개발센터에서 포토테라피 오픈 강좌를 열었다. 제목은 권태를 극복하는 사진찍기였다. 세상에 권태롭지 않은 이가 어디 있을까? 홍보 글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다. 감사한 일이다. 그것은 새로운 생각들이 모여서 또 다른 가르침을 만나기 때문이다. 그 시간만큼은 또 다른 분위기로 변한다. 나는 그런 날 것들을 좋아한다.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권태를 극복하는 사진찍기, 오픈 강좌의 제목이다. 그런데 요즘 사람들은 권태로움에 대한 관심이 많은 듯하다. 권태를 경험한 사람들은 그것을 두려워한다. 그래서 권태롭지 않은 방법을 찾는 것이다. 그러나 권태가 창조의 근원이기도 한 것처럼 마냥 두려워 할 존재만은 아니다. 그것 마저도 즐겨야 한다. 누려!

이번 특강은 두시간으로 진행했다. 첫시간은 백승휴가 말하는 권태에 대한 특강이, 둘째 시간은 4명의 수강생이 자신의 사진에 대한 스피치를 하는 것으로 구성했다. 그런데  토론 수업의 결과인지는 모르지만, 자신의 사진으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자유롭게 풀어내는 방법이 노련했다. 이 발표자의 위치에서 4명의 연사가 긴장감 속에서 기다렸던 발표를 했다.  

조철원 작.

그는 군인출신이다. 지금 그 시절을 회상하고 있다. 그가 익숙했던 지형들, 특히 한반도에 대한 감회에 젖어 있다. 자연을 찾아 다녔고, 그 자연을 바라보는 넓은 가슴으로 작품은 완성되어 갔다. 자연 속에 사람이 등장하고, 보이는 사진에서 숨겨져 있던 것을 찾아내는 사진으로 바뀌고 있었다. 사람이 사랑스럽고, 물 속에 비친 모습에서 자신과 동조하기를 권하고 있었다. 겹겹이 쌓인 산맥의 순위에서 삶을 회상하고 계획하는 모습이 삶을 관조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김소희 작.

사진은 자신이다. 그를 보여주는 것이다. 내면에 있는 것들이 고스란히 빠져 나온다. 화가의 그림처럼. 김소희는 섬세한 사람이다. 꽃이며, 강건너 아련한 산의 모습이며, 그리고 보이지 않는 것들을 찾아내는 느낌에서 그렇다. 그녀는 숨바꼭질을 좋아한다. 왜냐하면 숨겨진 것을 찾아내기에 여념이 없으니 말이다. 흔들리는 갈대가 그렇고, 건물의 일부를 발라내어 찍어진 사진이 그렇다. 이제 그녀는 세상을 자유롭게 만날 수 있는 자신감을 얻었다. 지금 그녀는 미소짓고 있다.

홍세진 작.

생각이 많다. 너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 절제가 필요하다. 누구에게는 생각하라 하고, 누구에게는 생각을 조절하라고 한다. 그러나 생각이란 게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니다. 갇혀있던 그녀, 언젠가 그 상황을 직시하고 'stop!'을 외쳐대며 다른 길을 찾으려 했던 시도. 그것은 바로 생각을 바꾸는 과정이었던 것이다. 자연의 미묘함 속에서 위안을 삼고, 비바람과 척박함 속에서도 생존이 가능함을 알게 된 그녀는 이제 마음의 여유를 찾아가고 있다. 그녀는 지금 괜찮다.

정연호 작.

철학적 사유는 나이와 관계없나 보다. 그가 던지는 한마디 한마디가 가슴을 찌른다. '익숙함에서 새로움을 찾는 것', 새로움이란 아주 다른 곳에서의 만남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찾아 나서는 것이다. 인간에게 희망이란 설 수 있게, 그리고 걸을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다. 권태의 의미가 단조로움에 대한 반항이며, 희망이 존재하지 않는 곳에서의 역겨움이다. 그는 내가 말하는 곳의 한발짝 앞에 서서 나를 바라보고 있다. 그 다음 페이지를 예습이라도 한듯 말이다. 그에게 사유는 감미로운 음악과 향긋한 커피 한잔의 여유임이 보인다.

가르치는 사람은 뒷모습을 하고 있다. 그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마음으로만 지켜봐야 하기 때문이다. 그의 뒤를 따르면 안된다. 보이면 만지려 한다. 뒷모습만을 보여주어야 하며, 그를 마음으로만 매만져야 한다. 오픈 강의 시간, 나는 반대편에서 그들의 발표를 지켜봤다. 때로는 가슴 조이며, 때로는 만족스런 미소를 지으며 말이다. 그렇게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과의 관계는 늘 밀당이 이뤄진다. 쉽지 않는 사랑 싸움이다. 어렵다. 그러나 재밌다.


강남구 여성능력개발센터, 포토테라피 강좌의 오픈 강좌.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