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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관련/백작가의 '작가만들기'교실

손은 다양한 언어적 도구이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갓 태어난 아이가 손가락을 빤다. 놀고 있는 것이다. 손에 닿는 것을 만지작 거린다. 소통을 제안하는 것이다. 손은 탄생과 더불어 표정보다도 먼저 의사표시를 하는 것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노인이 된 손은 나이를 말해주며 지나온 자신을 삶을 말해준다. 손이 은연중에 말하는 언어는 진솔함이 담겨있다. 이처럼 소통을 위한 언어는 다양한 방법에 의하여 이뤄진다. 얼굴을 비롯하여 몸 전체가 언어적 도구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얼굴 표정 다음으로 제일 많이 활용되는 것이 손이다. 여자들에게 손은 여성성을 부각하곤 한다. 손톱에 색칠을 하고, 길게 기르거나,  그리고 손가락에 반지와 손목의 팔지나 시계를 활용하여 자신의 지위나 부를 상징하며 과시하곤 한다. 손등의 주름은 나이를 상징하고, 잘 관리된 상태는 그 사람의 상황과 성향을 보여주기도 한다. 얼굴은 표정까지도 방어하려하지만 손은 은연 중에 자신의 내면을 공개하기에 이른다.

위 사진의 '마주 잡은 손'은 은폐된 내면을 드러내 보여준다. 이 사진에서 보이는 '마주 잡은 손'의 공통점은 어색함에 있다. 손을 잡는 행위가 익숙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 손의 주인공은 부자, 모녀지간 그리고 형제와 자매끼리 마주잡은 손이다. 어떤 손도 자연스럽지 않다. 둘다 어색한가 하면 한쪽에서 적극적로로 잡으려고 해도 한쪽에서는 거부하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잡았다는 것만으로도 거부상태는 아니다. 얼굴로 말하자면 수줍은 표정이다. 이 손들은 진지하게 눈빛을 마주하며 다정한 대화조차도 나누지 않았을 정도다. 주먹을 불끈쥐면 분노나 각오를 나타내고, 손을 펴고 흔들면 만남과 헤어짐을 의미하며, 주먹을 진 상태에서 어떤 손가락을 펴느냐에 따라서 믿음이나 욕같은 다양한 의사소통의 도구로 활용한다. 음식을 먹거나 글을 쓸때도 활용되는 이 손은 얼굴 이상으로 한 인간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가치를 가진 부분임에 틀림없다. 

물론 문화적 차이로 인하여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발생하지만, 그 차이에 의하여 의사소통에 오류가 발생하기도 한다. 표정보다도 손 모양에 따라서 지역마다의 소통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수하는 들리지 않는 사람에게는 없어서는 안될 소통 도구이다. 손에는 지문이 있어 그 사람을 확인하기도 한다. 손에 대한 의미를 찾아내자면 몇권의 책으로도 부족할 것이다. 손만으로도 그 사람을 알 수 있고, 서로를 대하는 손 모양만으로도 그들의 관계를 짐작할 수 있으니 여간 흥미로운 것이 아니다.


손은 다양한 언어적 도구이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