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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관련/백작가의 '작가만들기'교실

풍경에는 표정이 존재한다. 인물사진과 풍경사진.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요즘 부쩍 사람들이 인물사진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소소한 일상이나 풍경을 찍던 사람들이 다음 단계로의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이다. 인물사진과 풍경사진, 둘은 형제다. 정확히 따지면 사촌정도는 될 거다. 쉽게 말해  이 둘을 하나로 보면 된다. 풍경에도 표정이 있다. 인물사진이 힘든 이유는 상대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풍경은 기다리면 된다고 생각하고, 만족할 때까지 찍어도 군말이 없다. 인물사진은 피사체가 감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소통이 필요하다. 소통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 것이다.

풍경은 우리 곁에서 항상 미소 짓는다. 카메라의 객관은 산을 산으로 보고, 물을 물로만 보려한다. 내재된 사연들을 읽으려하지 않는다. 나는 인물사진 작가였다. 물론 지금도 그렇다. 그러나 풍경 속에서 표정을 찾아내며 그들과의 즐거운 대화를 나눈다. 그게 내가 말하는 풍경 속에 표정이 존재한다고 말한 이유이다. 인물사진을 찍던 내가 풍경사진을 가르치고 있다. 그것도 아주 흥겹게. 인물사진과 풍경사진을 둘로 나누지 않고 하나임을 인식했기에 가능했다. 르네상스 시대 예술가들은 건축과 조각과 그림을 다같이 잘 한 사람들이 많았다. 융합이자 통섭적 사고였던 것이다. 5백년이나 지난 지금 모든 것이 발전한 시점에서 더욱 쉬워진 이야기 아닐까. 사람들은 해보지도 않고 두려워만 한다.

두 사람이 기뻐 날뛰고 있다. 감정의 표현이다. 삼척동자도 알 수 있는 바디랭귀지, 몸짓 언어이다. 그러나 풍경에 숨겨진 감정은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 4장의 사진에서 나는 잔잔함, 관심받기 위한 몸부림, 열정과 분노, 고요함 등 다양한  감정적 의미를 찾았다. 그것은 보는 이의 시선에 의하여 결정된다. 해석이란 물음이다. 물음에 응답하는 행위이다. 사진은 지향하는 것을 찍는다. 그 지향선상에는 그의 마음이 담겨있다. 

얼굴은 스스로가 만들어 놓은 역사성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상대의 얼굴에 나타난 표정만으로 그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그것은 오랜 세월의 노하우, 내지는 익숙함에 있다. 풍경이나 사물의 감정을 파악하는 것은 낯섦 때문이다. 그렇게 해석하려고 노력하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우선순위를 따지는 것이 아니다. 관심을 가지고 실행하면 반듯이 익숙해지고 자연이 말을 걸어오는 것을 읽어낼 수 있다. 자연과의 소통이 가능해진다. 같은 상황에서 풍경을 그냥 무로 본다면 단절을 의미이자 죽음이다. 이제 일상을 좀더 흥미롭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할 시점이 되었다. 자, 지금 주위의 사물들이 뭐라고 말을 걸어 오는가? 소통을 제안하고 공감하는 아름다운 세상.


풍경에는 표정이 존재한다. 인물사진과 풍경사진.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