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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Therapy/여행 백승휴

형제섬을 바라보며 산방산 근처에서 놀다. 제주도!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여행 가방을 꾸리는 창밖은 비가 내린다? 그것도 좋다! 여행을 떠나는데 비바람이 불어도 좋고, 천둥이 나만 때리지 않으면 마냥 좋다. 이런 나의 무한 긍정은 여행사진을 찍으면서 시작되었다. 나의 프레임 속은 모두가 낯설게 다가오면서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 서귀포쪽으로 떠난 여행지, 추천한 사람이 마을 사람인지라 식당도 마을 사람들만 가는 곳으로 추천을 받았다. 인터넷 맛집이 아닌데 이런 맛난 집이 소문이 나지 않다니? 놀라울 뿐이었다. 그러나 인터넷 입소문이 없어도 동네사람들이 북적 북적! 나도 소문내지는 않으리라. 지켜줘야지.


렌트 카를 빌리러 갔는데, 사무실 담벼락으로 빗물이 흘러내렸다. 여행객에게는 슬픈일이지만 비 내린 제주를 찍겠다는 의지만 있다면 좋다.  제주의 담은 일단 돌이었다. 지형 지물을 활용한 거다. 자연과 하나되어 살아가는 제주인들은 자연 순응 보다는 둘이 하나임을 느낄 수 있었다.

모슬포항 근처의 횟집에서 저녁을 먹었다. 물론 한라산 소주로 마셨다. 식사후 바람부는 곳으로 향해 걸었다. 모슬포 항이 있었다. 바닷가에는 낙시질하는 사람들과 산책하거나 사진을 찍들 사람들이 있었다. 오른 취기가 저녁 바닷바람을 받아 환상이었다.

아침에 눈을 뜨니 일행들은 자리에 없었다. 벌써 새벽 촬영을 나간 후였다. 게으른 나를 탓하며 밖으로 나갔더니 뒤 늦은 일출이 형제섬 위로 떠오른지 오래였다. 그냥 좋았다. 형제섬은 좌우로 걸어도 그 틈이 없어지지 않았다. 저 멀리 바다로 나가야 겹쳐질 듯했다. 계속 형제섬은 우리의 시선을 떠나지 않았다. 아침을 먹으로 들어간 식당 문 밖으로도 그 섬은 여전히 눈에 들어왔다. 역시 형제는 용감했다.

아침 나절, 송악산으로 갔다. 거센 바람이 나의 산행을 거부하는 듯 했다. 마주선다는 느낌으로 걸었다. 저속으로 바람에 흔들리는 피사체들을 찍었다. 나쁘지 않았다. 말의 머리털이나 나무나 풀잎의 움직임도 담을 수 있었다. 파도도 담았다. 말이 보였다. 가까이 다가가 사진을 찍었다. 처음에는 음찔거리며 한두발짝 뒤로 물러서더니 뒤 돌아서면 장난을 치듯 다시 따라왔다. 멀리서 사진을 찍으니 멋진 포즈로 응답해 주었다. 말의 눈망울을 바라보고 있자니 말의 생각을 읽을 수 있었다.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이건 말을 거였다. 뭐 이런 식의 의미로 말을 걸어오고 있었다. 연신 사진을 찍으며 말과 친해지는 재미가 쏠쏠했다.

저녁은 제주도의 두툼한 삼겹과 갈비살로 했다. 육즙이 흘러나와 혀끝을  녹였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찍고 먹고 마시고 웃으며 즐기는 이런 여행이야말로 진정한 힐링여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형제섬을 바라보며 산방산 근처에서 놀다. 제주도!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