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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관련/백작가의 '작가만들기'교실

공간 사용 설명서, 공간이란 의미.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공간 사용설명서. 이렇게 딱 정해놓고 강의안을 짜기 시작한다. 자신감인지 아니면 겁없는 건지. 실행하는 과정에서 답이 나온다는 확신 때문이다. 우선 공간에 대한 사전적 의미로 부터 시작한다. <공간은 아무 것도 없는 빈 곳>이라고 답하고 있다. 빈 곳이란 의미가  끌린다. 그럼 그곳엔 뭘 담아야 하는가. 그릇 같은 건가? 사람, 사물, 풍경 뭐 할 거 없이 막 채우면 되는 건가. 이런 시작이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결론을 짓기까지 가본다.

사전적 의미처럼 공간은 빈 게 틀림없다. 비로소 세상이 빛과 함께 탄생 되었듯, 빛과 같은 드러내주는 무엇의 존재가 필요하다. 공간에 피사체의 등장으로 공간을 채우거나 관계 짓기 시작한다. 계기나 소재의 등장에 의해 서서히 꿈틀거리기 시작한다. 공간은 피사체와 동시에 숙성될 기간이 필요하다. 그것은 시간이다. 무한대 곱하기 제로는 제로인 원리처럼 이 중에서 중요하지 않은 것은 없다.


기본적으로 삼박자가 맞아야 한다. 무엇 하나 엉뚱하게 조화를 깨는 행위는 오래 지속될 수 없다. 세상이 그렇다. 우주의 원리에서 지구가 태양계에서 살짝만 비켜 돌아도 산산 조각나고 마는 오묘함처럼 말이다.

같은 공간에 인간의 등장이라. 서로를 비교하는데 같은 배경은 필수다. 배경이 의미를 가지고 있거나 그때 그때 다르면 기준을 잡고 비교하기가 어려워진다. 배경이 피사체를 설명하기 때문이다. 동일한 배경 앞에 선 피사체를  비교 검증하기에 좋다. 또한 이 사진은 정복을 입었기에 더욱 각각이 보인다. 나는 오랫동안 인간을 찍어왔다. 이럴 경우, 묘한 매력을 느낀다. 같은 상황에서도 각각의 인간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공간에 사람이 들어간다? 사람은 공간을 사용하는데 자기만의 방식이 있다. 누군가의 생각을 따라 하지 않고 그걸 가져다가 자기화한다. 세상이 다 똑같으면 얼마나 재미없을까. 이 사진 속의 모습들은 몸짓하나 표정하나도 다르다. 사진을 찍으러 공간 속으로 들어가는 다른 형태를 띤다. 그러니 사진이란 그 속의 피사체들은 각각의 다름을 보여주는 건 너무 당연하다. 

공간은 인간과 같은 치사체의 진입과 일정 시간을 숙성시켜야 비로서 의미가 된다.  의미 부여이다. 그 의미가 부여되면서 세상이 탄생된다. 공간, 그것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행복해야 한다.

공간 사용 설명서, 공간이란 의미.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