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장은 흥분 상태이다. 항상 그렇다. 하늘에 천둥 번개라도 치는 격이다. 둘이 하나로 탄생되는 순간인 만큼 그럴 수 밖에 없다. 내가 사진가라서가 아니라 결혼식은 사진으로 남겨야 한다. 대략 두가지의 이유가 있다. 하나는 준비기간 대비 너무 짧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둘의 결합을 축하했던 그 현장감을 좀처럼 느낄 수 없다. 그 정도로 정신이 나간 상태에서 결혼식을 치른다. 이 장면들을 나중에라도 찬찬히 들여다보며 그날을 느낄 필요가 있다. 이런 이유가 아니더라도 인간은 본능처럼 항상 남기려 한다.
결혼식은 왠만한 이벤트론 색다를 수 없다. 거기서 거리라고 생각한다. 단 주인공 두 사람만 특별했다고 생각한다. 춤을 추고, 퇴장할때 아무리 박수를 치고 한움쿰씩 꽃을 뿌려대도, 또한 축가를 부르는 이들의 목소리가 환상적이어도 감동받지 못한다. 물론 결혼식장에서 사진을 찍고 참석한 하객들에게 사진을 뽑아주는 것 또한 대단한 것은 아니다. 그 정도로 결혼식은 오랜 세월동안 해볼 건 다 해봤다. 이 결혼식은 다르다. 그 다름은 대단한 감동보다도 섬세하게 준비되는 과정에 있다.
요즘 핫한 것이 바로 스몰웨딩이다. 너무 거하지 않고 잔잔하면서 진정한 축하와 그들만의 이야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스몰웨딩엔 하객들과 촬영한 사진을 즉석에서 프린트해 전시해주는 <photo play>란 색다른 이벤트가 있었다. 자신의 사진이 현장에서 신랑신부와 함께 했던 장면을 볼 수 있다는 것이고, 그걸 가져 갈 수 있다는데 의미가 있었던 것이다. 또한 캘리그래퍼가 그들을 축하해주기위한 즉석 작품도 만들어 주었다. 또 하나, 플로리스트 김영현 대표이다. 그날도 꽃의 특성상 밤을 홀딱 지세웠음에도 불구하고 초롱초롱한 그녀의 눈빛을 볼 수 있었다. 신랑 신부의 컨셉에 맞게 꽃으로 공간을 꾸미는 일을 한다. 그녀가 손을 대면 공간이 장소가 된다. 플로리스트의 컨셉은 그때 그때 다르다. 수평이었던 기차길에서 멋진 은하철도 999로 합승한 이 둘의 출발을 기대해 본다.
스몰웨딩 & photo play의 콜라보.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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