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럽다. 토할거 같다. 이런 증상은 흔들리는 차 안에서 핸드폰을 볼 때와는 다른 증상이다. 낯선 시선이요, 어색한 증상이다. 새나 비행기 조종사에겐 너무나 익숙한 장면이지만 말이다. 무섭거나 아찔해서가 아니라 첫경험이 주는 선물이다. 시대가 준 선물이다. 드론을 구입하고 인터넷의 사용자들 후기만 지켜보다가 급기야 고향집 상공에 드론을 띄운다. 새들이 바라봤을 그 곳을 바라본다.
평면도이다. 정면도만 그려보던 나에겐 낯설다. 집과 뒷산이 있으며 집앞에 길이 나있다. 왠만한 것들은 작거나 점으로 보인다. 드론을 조정하던 내가 그렇게 작을 수가 없다. 내가 점이 되는 걸 보면서 우주와 인간을 떠올린다. 시선은 의식을 바꾼다. '백문이불여일견이라.' 믿을 거라곤 현실 앞의 것 뿐이라고 믿는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이 얼마나 한정적이고 오해의 소지가 다분한지 알면서 외면한다.
커 보이던 소나무도 바닥에 찰삭 달라 붙어 있다. 입체가 아닌 평면으로 된 시점에서 존재라기 보단 이미지일 뿐이다. 창고 앞 경운기나 트럭, 그리고 담장 까지도 장난감처럼 보인다. 키가 크고 작음은 의미없는 일이다. 드론이란 과학이 준 선물! 억지로 다른 시선을 고집하던 힘겨움에서 잠시 휴식을 취할 것이다. 내려다 보는 것만으로도 다른 시선이다. 반복하면 익숙해 진다. 그런 저런 이야기를 만들어내며 더욱 새로운 세상과 소통할 것이다. 나무 위의 새집을 그냥 밑에서 상상하기 보다는 위에서 그들의 일상을 찍을 것이다. 바다가 강물이 태양에 반사된 모습을 찍으며 세상 모두를 객관화 할 것이다. 시선을 높은 곳에 올려놓고 세상을 호령할 것이다. 두고봐라.
<#일상 속의 #소통>, 새로운 시선이라는 선물.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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