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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Therapy

두려움, 틀안에 갖힌 나로부터의 구조요청.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나를 바라본다? 거울 앞에 서서 자신과 대화를 나눈다? 거울이란 반대로 뒤틀린 허상에 불과하지만 사진은 사실성을 바탕을 둔다. 진정성있는 자신의 이미지를 통하여 자신과 만나게 된다. 나는 '사진에서 자기이미지 선택과 자아 의식변화' 라는 연구를 통하여 자아로의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며 자기다운 이미지를 선택하고 그 이유를 서술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이미지란 얼굴이다. 왜 얼굴인가? 얼굴이란 스스로가 만들어 놓은 역사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얼굴이 담긴 사진을 선택하고, 선택한 이유를 기술하는 과정은 자신을 더 깊이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일명, '나찾나(나를 찾는 나)' 프로그램이다. .....

"이제까지 찍은 사진들을 보면 뭔가 만들어내고 새로운 모습으로 찍으려고 오버한 모습이 대부분이었고, 선택에서 그런 사진은 고르지 않았다. 표정도 내가 아닌 듯하고, 자연스럽지도 않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어색해 보인다. 좀 흥분하고 오버한 것에서 한 단계 여유를 가지고 좀 더 차분해져서 찍은 사진에서는 내가 원하던 모습이나, 자연스러운 모습이 보여서 고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사실은 새로운 시도와 새로운 표정으로 새로운 나를 만들어 보고자 하였는데 시간이 갈수록 내가 사회 안에서 원하던 모습으로 만들어 가고 다듬는 작업이 더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나의 이미지를 원하는 대로 정해놓고 벗어나고 싶지 않은 걸까요? 아님 새로운 모습에 적응하거나 새롭게 보려는 시도 자체가 내 성격상 불편하고 견디지 힘든 걸까요? 여러 가지 생각이 점점 많아집니다. 결론도 없이...."

이글은 나찾나(나를 찾는 나)프로그램의 참여자가 자신을 찍은 사진을 고르고 그 선택이유를 기술하는 과정에서의 심경을 토로한 글이다. 참여자의 얼굴은 보완상 보여주지 않는 대신 글의 내용을 읽으며 심경과 상황을 사진으로 표현하며 텍스트 안에 존재를 찾고자 하는 의도의 글이다. 두 장의 사진을 통하여 참여자의 감정상태와 선택적 기로에 선 상황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 

계곡산장 같은 장면 속에는 두려움이 존재한다. 두려움이란 누구에게나 가지고 있는 감정 중에 하나이다. 과거의 실패, 이별, 아픔과 같은 기억들은 항상 그를 두려움 속에서 미래까지도 잿빛으로 물들이곤 한다. 글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새로운 모습을 찍으려고 오버한 사진에 대한 낯설음을 표하고 있다. 자신이 고른 사진은 결국 자연스러운 사진이라고 했다. 자연스럽다는 것은 나다운 사진이라기 보다는 익숙한 사진을 의미하는 것이다. 새로운 모습을 찾으려는 것은 시도의 의미가 있다. 다른 모습을 찾기위한 시도를 하고, 자신이 스스로 시도한 사진에 대해 외면해 버리고 있다. 자신에게서 떠나지 못하는 자신, 그러나 현재의 자신을 벗어나려는 고민과 시도가 나타나 있다. 하나의 틀안에 갇혀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도 그 무거운 틀을 깨버리지는 못하고 있다. 자신감의 결여이다.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처럼, 삶이란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하게 된다. 인간은 두갈래의 길에서만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길 앞에 고민하며 살아가게 된다. 하루에도 수십번의 선택에서 살아간다고 한다. 

이 사진은 두갈래 길로 나뉘어져 있다. 하나는 어두운 곳으로 인도하는 통로이고 또 하나는 뿌연 안개이지만 저 너머에 밝아오는 빛이 보이는 길이다. 한발짝씩 다가가면 안개는 점점 선명해지는 묘미가 있다. 현재 참여자는 새로운 나를 발견하기 위한 시도를 거듭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이 사회적으로 원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음을 언급한 것은 주체적이지 못함을 말하는 것이다.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되지 않음에 대해 물음을 던지고 있다. 자신의 이미지를 스스로 정해 놓고 그 안에서 빠져 나오려하지 않는것인가라는 첫번째 물음을 던진다. 이것이야말로 틀안에 갖힘을 인정하는 것이다. 두번째 물음은 자신의 성격에 대해서 못하는, 능력부족에 대한 탓으로 돌리고 있다. 참여자는 성격이냐 환경이냐의 문제를 제시하고 있다. 성격과 환경은 인과관계를 가지고 있다. 오랜 환경은 성격을 만들어 내고, 적극적인 성격은 활용하여 환경을 극복할 수도 있다. 안주하는 것은 더 이상을 새로운 나와의 만남은 포기하고 그 틀안에 갇히는 것이다. 새로운 시도는 반복을 통하여 극복할 수 있고 새로운 나를 만날 수 있다. 

두장의 사진은 현재의 감정상태를 보여주고 있다. 현실 안주냐, 미래지향적 도전이냐. 두려움, 자신감을 잃게 하는 동시에 새로운 시도에 발목을 잡는다. 새로운 것이 전부 좋은 것은 아니지만 기존의 나에서 새로운 나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다른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다. 결국, 모든 고민과 결정은 스스로 하는 것이다. 본 과정은 스스로가 선택하고 그 이유를 기술하는 과정에서 자아의식에 변화를 갖게 되는 것이다. 스스로 결정하고 스스로 책임을 지는 것이다. 부지불식간에 자신에 대한 의식이 바뀐다는 것은 사진이 인간에게 주는 큰 혜택이  될 것이다.


두려움, 틀안에 갖힌 나로부터의 구조요청.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