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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Therapy/photo play - 더불어 함께 함

오래된 가족, 그들을 해마다 찍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웬수 덩어리!" 이런 말을 던지면서도 같이 산다. 이게 부부다. 최고로 가깝지만 최고 많이 투닥거리고 싸운다. 남들앞에선 잉꼬행세를 하다가도 다시 집으로 돌아가면 으르렁 거린다. 이런 반복 속에서 정이 붙는다. 이걸 애증관계라고 한다. 있을 땐 서로 힘들어도 없으면 아쉬운 묘한 관계, 부부다. 자식 필요없다. 늙으면 둘이 부둥켜 안아야 한다. 부부 둘이거나 혼자 있는 사진을 찍었다. 

이들을 나는 <가족>이라고 부른다. 10여년 이상을 함께 했던 성당 레지오 멤버들이다. 청담성당 선지자의 모후와 복음화의 모후. 난 여기서 오랫동안 서기를 보고 있다. 성실하지 않지만 서기로 버틸 수 있는 이유는 해마다 사진을 찍어주기 때문일 거다. 미워도 다시 한번!

부부 둘이 찍은 사진이 괜찮다. 놀라운 건 혼자 있는 사진도 외로워 보이지 않는다는 거다. 이 조직의 매력은 오래된 부부인데 끈적인다. 최소한 남들 앞에선 그렇다. 부둥켜 안고 뽀뽀라도 하라면 한다. 참말로 이런 닭살이 어디 있을까. 송년회에서 울먹이며 살아온 이야기도 서슴치 않고 한다. 이런 관계는 가족이 아니라면 불가능하다. 연사는 눈시울을 붉히고 모두는 박수로 화답하면 같이 눈물을 흘린다. 가족보다도 자주 본다. 일주일에 한번이다. 부모 형제도 안되는 대단한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독거 노인이라고 말하며, 우울증 극복 간증도 하고 웃고 축하해 준다. 이런 만남이 또 어디 있을까? 좋은 관계는 서로의 몫이지 일방적일 순 없다. 리더쉽으로 가능한 건 아니다. 각각이 잘 해야 한다. 내년에 또 찍어저야 노인네들 안 삐진다. 모임장소로  장비를 싸들고 가서 찍은 사진치곤 잘 나왔다. 내가 잘 찍었다기보단 해마다 찍으니 모델 다 됐다. 징그럽게 사랑하는 사람들아!

여기서 질문: 한번도 결혼 안한 알짜 총각을 찾으라! 맞추면 뭐 있다.

오래된 가족, 그들을 해마다 찍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