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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휴 칼럼/사람을 말하다

여행지에서 만난 <천영택작가>, 서로의 예정된 만남.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사람은 자기만의 동선으로 살아간다. 만남이란 그 동선이 겹치는 과정에서 이뤄진다. 우연인지 필연인지는 시어머니도 모른다. 동선이 아무리 겹쳐도 스치는 일이 대부분이다. 낯선 곳에서 익숙한 사람을 자주 만나는 건 내 외모때문일 거다. 여행지에서 예상치 못했던 사람을 만나는 건 행운이다. 난 행운아다. 비슷한 고민과 생각을 하며 사는 사람을 만난 건 어떤 기운의 일치이다. 천영택 작가가 그 주인공이다.


찍는 것에 익숙한 두 사람, 찍히는데 힘들어 한다. 만남을 기념하는 사진찍기. 우연을 가장한 필연적 만남. 공항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애월근처 카페에서 바다를 바라보는데 누군가 나를 부른다. 천영택 사진작가다. 서울에서도 못보던 인물을 여행지에서 만나다니 이런 운명의 장난이다. 옷을 매만지며 어색한 미소를 흘린다.

삶의 모습이랄까. 사진만 봐도 미소짓게 만드는 웃음이다. 영향력이 강해보인다. 사진에 대한 열정, 완성을 위한 집요함까지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는 느낌이 온다. 붉은 의상이 환한 얼굴과 겹쳐져 잘 어울린다. 카메라를 들이대니 어색해 한다. 나도 그렇다. 찍는 사람들은 찍히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 당연하지만 나의 카메라는 막가파이다.

이야기를 나누다 자연스런 표정에 한 컷! 어색한 표정과 맑은 눈빛, 마음에 든다. 몇번 만나진 않았지만 SNS를 통해 인사를 나누는 사이인지라 편하다. 세상 참 좋다. http://radiogagas.co.kr 그의 포트폴리오를 보며 그의 생각을 훔쳐본다. 정성과 열정이 보인다. 프로필사진이 전문이란 그의 말에 장인의 그것이 다가온다. 사진은 보이는 것 속에 보이지 않는 걸 집어 넣는 작업이 아니던가. 무던히도 그걸 담으려 애쓴 흔적이 보인다.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헤어진 뒤 여운이 길다.

여행지에서 만난 <천영택작가>, 서로의 예정된 만남.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