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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휴 칼럼/Photo Essay

시골 풍경, 전원생활을 꿈꾸다. 충남 대천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나에게 시골 풍경이란 익숙한 것이다. 공기처럼 있어도 그 가치를 인지하지 못했다.
어느날 문득 나에게 다가온 자연은 풍요와 안식을 가지고 있었다. 모든 근원이며 나를 사랑으로 감싸 안아주는 그 자연. 나는 자연을 사랑한다.

 
보라!

수줍은 듯 자태를 감추고 풀잎속에 숨어버린 애호박의 보드러운 숨결,
분홍색 꽃잎과 자주빛 가지의 신비로움. 벌레먹어 갈라진, 예쁘지 않았던 덜 익은 토마토가 그리 사랑스러운 것도 얼마 되지 않았다. 내가 나이를 먹은 것인가? 자연이 나에게로 왔다.  풋고추의 풍성함은 다산을 상징이라도 하듯 주렁 주렁 달려있다. 끈적이는 눈길로 그들을 한동안 바라봤다.



흰색 박스안에 담긴 채소들.
질감들을 표현하기에 태양광보다 풍부한 빛은 없다. 그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는 어둠, 풍성한 빛은 가을날 들녘을 닮았다. 뒤테가 곪아버린 토마토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강미를 자랑한다.  늙은 오이는 껍데기를 벗기고 나면 신선한 음식으로 탈바꿈을 한다. 더운 여름날 시원함을 던져준다. 몸을 말아 올인 가지가 쭉쭉 뻗은 1자 가지들사이에서 그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여기저기 뿌려진 고추와 우리 농장 주 종목인 포도가 화려하기 그지없다.

흙냄새의 건강함과 신선한 공기가 탄생시킨 대자연의 소생들, 자연에서 태어난 인간의 친구이다.


나에게는 작은 꿈이 있다.
나는 강의와 촬영에 대한 시간을 줄여서 일주일에 이틀은 이들을 만나러 갈 작정이다. 고향에는 60세 중반이신 부모님과 97세의 할머니가 계신다. 얼마를 더 사실지는 모르나 아들이자 손자가 함께하는 시간의 소중함은 말로 표현하지 못할 것이다. 내 나이 45세, 19세에 상경하여 함께 하지 못한 시간들에 대한 보상. '품안에 자식'이라는 말을 부정하고 싶다.  이런 삶을 꿈꾼다.

꿈은 이뤄지고, 그것으로 만들어지는 또 다른 행복을 갈구하다. 이때부터, 나의 작품세계는 달라질 것이다. 자연과의 교감, 그곳에서 만나는  미메시스가 나의 정신세계를 지배하며 나를 송두리채 바꿔놓을 것이다. 장담한다.



오이, 고추, 가지, 토마토 그리고 포토가 함께하는 시골 풍경, 전원생활을 꿈꾸다. 충남 대천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