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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휴 칼럼/Photo Essay

사진미학, 수다한판의 강의를 마치며.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수다로 시작된 강의? 2014년 8월 21일, 인사동의 웅진 싱크빅에서 40 라운드와 W 살롱의 회원들이 함께 참여한 오픈강좌가 있었다. 강의 제목에 포한된 '수다'라는 단어가 쌩뚱맞아 보이지만 그 수다가 사람들의 삶에 적지 않은 위안과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고 있다. 어떤 연구에는 중년여성에게 수다란 정보의 공유이며 공감의 의미가 있음을 논하고 있었다. 

SNS의 활성화는 현장에서 이뤄지는 일들이 실시간에 공개된다. 비밀이 제외된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는 이 현상을 어떻게 볼 것인가를 고민하기 전에 적응되어가고 있다. 강의에서 처음 만난, 이제는 페북 친구가 된 이병철씨의 말이다. "저에게 오늘 백승휴 작가님의 강의는 유쾌하고도 또 감동적이었습니다. 사진 잘 찍는 방법이나 테크닉을 넘어, 사진을 통해 사람을 이해하고 함께 공감하고..더 나아가 아픈 상처와 마음까지 치유할 수 있다니..개인적으로 사진을 취미삼아 좋아했지만 더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어요. 요즘 좀 외로웠었는데 오늘 강의때문에 위로가 되었고..작가님 책 제목(외로울땐 카메라를 들어라)처럼 주말엔 카메라 들고 한번 나가봐야 겠어요...". 그는 사진의 의미를 되새김질하고, 강의 중에 나오는 말과 이미지들 속에서 위안을 삼았다 했다. 사진을 취미를 넘어 더 전문적으로 학습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나의 사진과 관련된 수다는 성공적이었다고 봐도 될 듯하다. 더불어, 강정은, 신영석, 그리고 정광준씨는 페북에서 사진과 글을 통해 또 다른 친구들에게 어제의 일을 공개하기에 이르렀다. 물론 참여자들 모두는 각각의 의미를 담고 돌아갔으리란 생각을 한다. 사진은 종이를 너머 그 안의 의미를 되새기기 시작하면, 그들의 뇌리 속에서는 뭔가를 구상하게 되어 있다. 사진은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

강의 10분전, 습관이 되어버린 교안 수정하기가 진행되고 있다. 몇일을 걸려 만들어낸 교안을 강의 시작 전에 떠오르는 아이디어가 그곳에 손을 대게 한다. 이런 행위가 누구에게서 평가받고 싶지는 않다. 단지 최선을 다하고 픈 나의  의지일 뿐이다.

한 동안 인터넷에서 사람들에게 홍보되었던 강의 광고 디자인이다. 프레임 안의 사진은 나의 팔뚝이다. 언젠가 모임에서 스포츠웨어를 입고 참석하기를 제안했던 그곳에서 찍혔던 사진이다.

사진을 취미를 넘어 전문가적 자질을 갖춘 페친의 정광준씨이다. 

아마, 찰나였을 것이다. 이것을 정광준씨는 담았다. 그도 당황스러웠던지 사진이 흔들려 있다. 즉흥적인 행위가 그에게는 급박스럽긴 했지만 이 사진을 찍었다는 것이 나에게는 신선함을 준다. 


신영석 대표의 사진이다. 사진은 지향하는 것을 찍는다. 그가 지향하는 것은 웃고 있는 학생들이 아니라, 리챌이라는 그가 관여한  행사의 한 현상을 찍은 사진에 대한 지향이었던 것이다. 누구나 그가 지향하는 것을 찍기 때문에 그 안에는 그가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몇 장의 사진만으로도 그를 읽어 낼 수 있음이 바로 이런 의미를 갖는다.

2시간의 강의는 끝났다. 40 라운드의 의장으로, 오픈강좌를 제안하고 진행하는 집행자로 나름의 책임과 무게감을 갖는다. 그러나 그 일이 끝나면 성취감이 피어 오른다. 인간은 누구나 계획하고 그것을 진행하고 결론을 낸다. 지금 개운함보다 그 과정에서의 힘겨움이 나에게 존재감을 느끼게 한다. 나는 나를 사랑한다. 현재를 즐기는 나, 그 안에서 즐거움을 느끼기에 삶이 행복하다. 나에게 강의는 수다이자, 공감을 받는 공간이다. '사진미학, 수다한판', 사진의 의미이어야 하고, 그것을 도구로 사람들은 즐거운 만남과 공감의 의미를 가져야 한다.


사진미학, 수다한판의 강의를 마치며.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