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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휴 칼럼/Photo Essay

피렌체, 노랑으로 치유하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피렌체의 밤거리를 걸었다. 노랑 담장사이로 파란 하늘이 보였다. 고흐의 그림이 유독 노랑이 많으면서도 우울했던 삶. 그러나 피렌체에서 봤던 노랑은 희망이며 믿음이었다. 르네상스가 시작되었던 역사의 현장에서 밤의 색깔로 노랑을 선택한 나는 발걸음 마져도 가볍고 흥겨웠다. 

벽면을 비추는 가로등이 더욱 노랑을 노랑스럽게 만들고 있었다. 하늘의 파랑이 노랑과 대비되어 더욱 선명하게 다가왔다. 걸어가는 사람들의 뒷모습이 힘차게 보였던 것은 색깔이 주는 느낌과 더불어 나의 마음이 술렁이고 있음을 말하고 있는 것이었다. 고흐가 그렸던 '아를르의 포룸 광장의 카페테라스'처럼, 큼지막하게 그려진 별들은 없지만 예술가 고흐가 느꼈던 감정 또한 나처럼 환상 속에 밤을 보낼 것이다. 그날밤 보았던 그 노랑은 경쾌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노랑이었다. 예술가의 고뇌에서 얻는 환희처럼.

이슬비가 내렸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자. 되려 밤거리의 반영을 찍는데 딱이었다. 종탑 꼭대기에 올랐다. 위에서 바라본 도시 전체는 노랑이었다. 피렌체의 대표색은 노랑이다. 물론 나만의 생각이다. 노랑의 밝음은 마음 안에 우울함을 걷어버리듯, 피렌체 전체에 가득찬 예술품들이 인간의 허한 마음을 달래줄 수 있으니 말이다. 사람들의 마음 속 깊은 곳에서 들려오는 믿음의 종소리가 바로 노랑에서 온 것은 아닐까. 젤라또 전문전의 노랑색 크레마디그롬의 고소함이 입안가득 행복을 전하는 것처럼.


피렌체, 노랑으로 치유하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