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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Therapy/여행 백승휴

감사함을 배우다. 태국의 수상시장에서.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감사한 것에 

감사할 수 있는 것은 

감사한 일이다. 


시상처럼 갑자기 떠오른  생각들! 뒷통수를 얻어 맞은 듯, 내가 써 놓은 글과 찍은 사진 앞에서 멍하니 바라본다. 감사란 제목의 글이다. 글이란 길 필요는 없다. 짧은 글이 더 시선이 끌리고, 단순한 사진에서 많은 의미를 되새김질하게 우리의 뇌는 만들어져 있다. 구차하게 설명을 덧붙인 이유는 이 글에 해석이 필요해서다. 누굴 읽으라고 그러는 것도 아니요, 자기정리격으로 스스로에게 붙이는 다짐같은 것이다. 나는 일상에서 감사란 말들을 자주 지껄이면서도 진정한  감사를 모른채 살아왔다는 생각, 그래서 감사해하지 못했다는 것과 이 대명제를 실천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구차한 변명과도 같은 긴 문장을 적어내려온 것이 아닐까 싶다. 감사하면 모든 게 끝나는 것은 아니다. 그 감사의 의미를 인식하는 순간, 감사 받은 것들에 대한 죄값을 치르는 것이 아니라 내 스스로가 행복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태국의 수상시장은 이테리의 베네치아같은 곳은 아니다. 서민들이 먹거리를 가지고 나와 장을 펼치는 것이며, 강가에 상점을 열어놓고 물건을 파는 곳이다. 그런 색다름을 즐기는 사람들을 그곳으로 끌어온다. 작은 배에 과일을 실고 미소짓던 이 여인을 만났다. 과일을 샀다. 신선하고 맛있었다. 그녀는 연신 맑은 미소로 답했다.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눈빛만으로도 모든 것은 끝났다. 과일을 삼키듯 먹어치우고, 우리는 카메라를 들었다. 건너편에서 포즈를 취해 달라고 요청했다. 흔쾌히 배를 저어 감사함과 미소로 답해 주었다. 감사함을 깨닫도록 해 주었다. 

다음에 또 가면 다시 찾으리라 마음을 먹었던 것은 수상시장을 돌면서 음식을 사먹고 촬영을 요청했더니 어떤 이는 엄지와 검지를 둥글게 하며 돈을 요구하기도 했다. 더욱 그녀의 미소가 그리워졌다.



감사함을 배우다. 태국의 수상시장에서.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