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한정된 곳에서 한정된 시간 만큼만 바라본 것이다. 시간과 공간의 문제이다. 중첩된 사진찍기도 가능하지만 그건 다른 의미로 전환될 염려가 있다. 이 장면은 분주하게 보이는 것인가, 실재 분주한 것인가? 이 문제는 움직이는 동선을 주시하는 눈동자의 움직임 때문이다. 인식의 구조는 정적인 것보다는 동적인 것을 찾아내려 한다. 사진 속에는 두 곳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하나는 홀로 꽃을 찍고 있는 것이고, 또 하나는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문제는 그 사이를 지나가는 사람과 촬영하는 곳으로 다가오는 사람의 움직임이다. 이 움직임이 전체를 분주함으로 만들어 버렸다.
어느 스님은 말했다. 세상이 혼돈스러운 것이 아니라 너의 마음이 그런 것이라고. 맞다. 사진 속에 움직임이 분주해 보이는 것이지만 그건 바라보는 사람이 그 곳에 집착하면서 느껴지는 착시현상일 뿐이다. '바쁘다, 바뻐!' 이런 말도 왜 바쁘냐고 물어보면 일때문이라고 하지만 그런 일들이 왜 바뻐야 하고, 바쁜 다음에 그게 자신의 삶에 결국은 어떤 의미인지를 따져보면 그렇게 그 상황이 바뻐야 할 이유도, 그리 막중한 것도 아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얼마나 편협한 지를 증명해 준다. 이 사진만 봐도 그렇다. 부분을 찍는다 거나 시간차를 두고 촬영하더라도 사진 속의 분주함은 금방 사라지고 말 것이다.
세상은 의식이 낚아 올린 것 뿐이다. 내가 보려는대로 보이는 것이다. 내 감정에 따라서 판단하는 것이 아니던가? 즐거울 땐 세상이 춤을 추고 노래라도 부르는 것처럼 보이지 않던가? <내 감정>, 내가 세상을 관장하는 것이지.
<사진읽기> 분주함, 어떤 의미인가?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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