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조건과의 만남이다. 조건 속에는 장소와 사람이 있다. 장소는 공간과 사람, 그리고 기억의 총합이다. 장소 속에는 시간이 사람과 함께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여행을 누구와 함께 하는 것 못지 않게 그 장소에서 만날 수 있는 사람 또한 중요하다. 서귀포에는 <캠파제주>가 있다. 무슨 끌림인지 두번째 방문이다. 반기는 사람도 생겼다. 이런 환경은 카메라 덕분이다.
<캠파제주>는 한라산이 바라보이는 곳이다. 산 중턱인지라 8월초에도 조석으론 선선하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찬공기에 아침을 깬다. 삼각대에 카메라를 고정시킨다. 이 절차는 전장에 나가는 병사처럼 필수이다. <캠파제주>의 아침은 볼거리 투성이다. 뒤로 & 건너편으로 마음가는대로 걷는다. 차들이 가끔씩 다니는 찻길을 건넌다. 전봇대가 우두커니 서 있고, 꽃들이 행인을 유혹하는 요염한 자태며, 길 끄트머리가 아련하게 보이는 그런 것들이 있는 곳이다. 참 괜찮다.
산책에서 돌아오니 해가 <캠파제주>를 비춘다. 건물과 나무사이로 굵직한 빛이 존재감을 드러내고, 넓은 지붕에 그려내는 빛의 현란한 춤사위에 맞춰 셔터를 누르게 된다. 카라반과 조화롭게 지어진 글램핑이 그림같다. 더운 대낮에는 방에 틀어박혀 글쓰기, 테레비 보기, 음악 듣기 등 한정된 공간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걸 해본다. 나름 재미가 쏠쏠하다. 이런 저런 일들이 벌어지는 창밖을 바라본다. 걸려오는 전화응대까지 하루가 짧다. 3천여평의 넓이는 마음까지 여유롭게 한다. 한라산 바라보기는 덤이다.
캠파제주, 아침 산책길에 오르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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