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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휴 칼럼/사람을 말하다

전주 한옥 <오목헌>에 가면 임명환 사진명장을 만난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나이는 그냥 먹는 것이 아니다. 세월 속에서 나이는 삶의 지혜를 찾는다. 또한 나이는 스스로에게 인생의 알맞는 길을 인도한다. 욕심없이 내려 놓으면 그런 것들이 보이나 보다. 새로운 직업은 기존 직업을 허무는 것이 아니라 그 바탕 위에 새로움을 추가하는 것이다. 맞다. 그걸 하는 사람이 있다. 그는 사진명장 임명환 작가이다. 그의 일상을 들여다 보자.


사진 만으론 착각할 수 있다. 영락없는 한옥집 주인이다. 틀린 건 아니다. 좁은 마당이 있는 한옥과 그걸 알리는 물건을 들고 웃는다. 웃는 모습이나 심벌 등에서 그가 무엇을 하며 사는지 예측할 수 있다. 일이 즐겁다고 한다. 그 의지가 더 크다. 


아이처럼 장난스럽게 셔터를 누른다. 잿빛 머리를 한 아이! 카메라는 그의 노리개이다. 그는 국제적 사진명장이다. 명장이 한옥을 운영한다? 금방 떠오르지 않는 상상이다. 오목정 앞에 한옥집이 오목헌이다. 오목정 앞에 명장의 사진이 전시되어 있다. 격식있는 전시장은 아니지만 전시가 보여주는 것이란 의미에서 보면 딱 좋은 위치이다.  

오목헌 한옥집으로 들어가면 작은 정원이 차려져 있다. 그곳엔 다양한 꽃들이 반긴다. 봉숭아 꽃이 어린 시절 누이들을 떠올리게 한다. 옛스런 모습들이 한옥을 닮았다. 치장하지 않고 그대로를 간직한 모습이다. 단지 그곳에 바지런한 사진작가의 몸짓만이 살아 숨쉰다. 아낙의 손길처럼 이럭저럭 매만진 흔적이 느껴진다. 사진명장이전에 그는 쟁이다. 지나가는 사람도 붙잡고 사진을 찍는다. 사진찍기는 인사이자 그만의 소통방식이다, 문화란 시간의 흔적 속에 완성된 것이듯 그곳엔 그만의 삶이 존재한다.



4-5개의 방이 있다. 그곳엔 각각 컨셉이 있다. 사진에 보이는 방은 '경기전'이란다. 뭐 대단한 건 아니지만 평범하지도 않다. 그건 작가의 창작의지가 반영되었기에 그렇다. 대문옆에 뭔가를 걸고 있지만 그 내용이 금새 드러난다. 사진명장이 된 그날의 사진들이다. 사진명장은 박사와도 같다. 명장이란 그 수여된 증서는 끝이 아닌 시작이다. 손님맞을 채비가 끝난 오목정과 오목헌을 바라보는 사진명장 임명환 사진명장의 마음은 흐뭇하기만 하다. 그는 직업이 바뀐 것처럼 보이지만 하던 일을 계속 하고 있을 뿐이다. 그는 오늘도 웃는다.

전주 한옥 <오목헌>에 가면 임명환 사진명장을 만난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