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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휴 칼럼/장소를 만나다

올 가을엔 결혼할 거야. 메리스 에이프럴!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결혼하기에 딱 좋은 때는? 심플하게 계절을 논하는 게 아니다. 딱찝어서 어느 시점을 말하려고 한다. 가을이 무르익어가고 낙엽이 떨어진다.  슬슬 겨울냄새가 날 즈음 <옆구리가 시리다>는 느낌이 살짝 오기 시작할 때이다. 좀 더 시간이 지나 그런 느낌에 익숙해지면 때는 놓친다. 옆구리가 시리면 팔짱이라도 끼고 싶은 충동이 인다. 그때가 바로 결혼 적기이다. <올 가을엔 결혼 할거야>, 이 노래가 구체적으로 이런 적기를 염두하고 나온 노래일 거다.  

3장의 사진으로도 결혼을 설명할 수 있다. 축하받는 신랑 신부의 웃음소리, 화동들의 분주한 움직임, 잘 준비된 결혼식장. 짓굳은 친구들의 음성을 더하면 금상첨화다. 식장 안을 더욱 뜨겁게 달군다. 행복은 이렇게 예견된다. <옆구리가 시린> 두 청춘 남녀의 결혼식장이 점점 따스한 온기로 채워진다.

중절모를 쓴 할아버지가 계셔야 잔칫집 같다. 시어머님의 반김과 흡족함, 소탈하게 웃음짓는 신부의 자연스런 모습에서 괜찮은 결혼식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축복이란 말로만 언급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눈빛 만으로도, 몸짓 만으로도 충분하다. 추억은 이미지로 남기 때문이다. 


음악에 맞춰 춤을 춘다. 이런 리듬은 어깨를 들썩이게 한다. 신랑 신부는 부둥켜 안고 춤을 추며 노래할 거다. 북과 장구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마을 사람들이 나와 박수라도 치는 듯하다. 누구랄 것도 없이 모두가 하나다. 그녀는 신랑 신부의 퇴장에 맞춰 지긋이 촛불을 끈다. 조심스럽게 그들의 축복하며 하루를 마감한다. 플로리스트 김영현은 또 다시 내일을 준비한다. 내일의 <또 다름>에 대한 구상이 시작된다.  

올 가을엔 결혼할 거야. 메리스 에이프럴!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