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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Therapy/여행 백승휴

마사이족이 <보여주는> 낯섦의 가치와 초상권.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마사이족하면 모르는 사람없을테고. 인터넷에서 자판만 두드리면 정보의 바다가 넘실거린다. 내가 만난 그들은 탄자니아의 세렝게티로 가는 길목에서다. 가축을 몰고 가는가하면 길가에서 차를 세우고 거래하는 마사이족, 그리고 직접 찾아간 곳에선 그들을 보여주기에 여념이 없더라. 제목으로 쓴 <마사이족이 보여주는 낯섦의 가치와 초상권>은 내가 느낀 의미를 쓴 것이다. 마사이족이 사는 터전은 방문하는 비용이 있고, 길가에서 그들의 얼굴과 문화컨셉을 촬영하는데는 그들만의 정당한 비용을 요구한다. 낯섦에 가치와 그들만의 독창적 초상권에 가치를 부여하는 거다. 놀라운 건 그들의 초상권에 대한 거부는 고개를 돌리는 거다. 얼굴의 가치, 그들은 이미 그 권리를 알고 있다.

<블랙 마사이>, 물론 내가 붙인 이름이다. 따로 무슨 이름이 있는지는 모른다. 이마에 하얗게 어떤 상징을 하고 삼삼오오 모여 있다가 차를 세운다. 첫인상이 강하게 들어온다. 낯설다. 그들은 사진 찍는 조건으로 비용을 요구한다. 그냥 서 있기도 하지만 포즈를 요구하며서 작가적 기질을 발휘하면 괜찮은 작품을 찍을 수 있다. 이 사진들은 '마사이 전사'를 떠올리며 촬영한 것이다. 얼굴에서 시선을 아래로 내린다. 타이어 신발이 눈에 들어온다. 어린시절, 고무신을 신어 봤지만 거친 길을 걸어다니기엔 괜찮을 거다.

케냐와 탄자니아에 산다는 마사이족들. 그들끼리의 리그란 생각. 평균 175cm의 큰 키와 문화가 또 다른 마케팅으로 세간에 알려져 있다. <마사이 워킹>이란 단어에다 워킹화까지 낯선 단어는 아니지만 눈앞에 펼쳐진 상황이란 왠지 낯설다. 보여주겠단다. 그들의 삶을 들여다본다. 당당하다. 그들의 일상을 보는데 문화상품을 만들어 비용을 지불하게 한다. 그 안의 과정들이 다분히 인간의 심리적 문제를 터치고 있다.


차를 세우면 '짱가'처럼 어딘선가 나타난다. 롱다리로 막 달려온다. 성큼 성큼 내달리니 금방온다. 마사이족이 키가 큰 것은 똑바른 자세보단 당당함에 있을거란 생각은 이번 만남을 통해서다. 많이 걷고 절제하는 그들의 삶에 있으며 유전적 요소도 한 몫을 한 거다. 우리는 그들의 척박한 삶 속의 지혜를 가져다가 <마사이 워킹화>란 이름으로도 판다. 그들은 생존을 위해 신고, 우리는 편안함과 또 다른 기대로 신는다. 사진을 찍진 않았지만 냇가에 물통을 들고 앉아 있는 여인들이 보인다. 그들은 물을 퍼가려는 것이 아니라 컨셉을 팔기위한 마케팅 방식이다. 물떠가는 여인 컨셉 말이다. 그들만의 복장과 얼굴에 그려진 상징, 그리고 그들만의 방식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가치를 인정받으려 한다. 다분히 인간의 심리를 건드린다. 때로는 낯섦을 보여주는 것으로, 때로는 그들의 문화를 유지하기 위한 제안으로 기부를 요구하기도 한다. 다양한 방식의 제안들이지만 우리에겐 너무 익숙한 상술이란 걸 알면서도 그 제안들에 넘어가고 싶은 끌림은 무엇일까?

마사이족이 <보여주는> 낯섦의 가치와 초상권.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