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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휴 칼럼/Photo Essay

마리 로랑생전과 남이 디자인. 에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예술이 있는 일상, 낭만적이다. 잦은 귀차니즘은 건조한 일상을 만든다. 큰맘먹고 아내와 예술의 전당의 전시 데이트를 나선다. 우리만 모르던 프랑스의 유명작가'라는 정보가 한몫을 한다. 마리 로랑생의 삶이 전시에 녹아 있다. 전시장으로 입장하기 전, 전시장 못지 않은 벽면 디자인도 눈에 띤다. 벽면 대형 프린트와 다양한 아트용품들도 작가 못지 않은 기교를 부리고 있다. 세상의 변화 속에 작품의 흐름이 읽혀진다. 작가의 삶이 도표처럼 펼쳐진다.


그래, 까놓고 이야기하자. 전시내용보다 디자이너 때문에 전시장에 간 거라고. 조남이 대표를 안다. 마리 로랑생전을 준비한 <남이 디자인>의 대표이다. 전시장에서 두번 놀란다. 마리 로랑생의 작품에 놀라고, 전체를 디자인한 조남이 대표의 안목에 놀란다. 그녀는 내가 알던 그녀보다 더 괜찮은 사람이더라. 디자이너의 흔적이 곳곳에서 돋보인다. 엽서나 노트 등 다양한 아트상품들이 그렇다. 마리 로랑생은 작가가 되기에 충분히 척박한 환경을 가지고 있다. 고뇌하는 삶이 곳곳에서 묻어나고 그의 삶이 작가적 삶이란 걸 전시는 보여준다. 결혼과 이혼, 그리고 죽음과 사랑 등 다양한 굴곡이 탄탄한 작가의 행보를 거든다. 누굴 만나고, 어떤 상황에 놓이는 것 하나 하나가 작가에게 영향력을 행사한다. 적극적 삶을 살아가는 조남이 대표의 역할이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 존재하고 있다.


촬영을 허락한 작품이다. 작가가 10년을 매달린 작품이라고 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평생을 그렸던 모나리자가 떠오른다. 작가와 작품은 <different>가 생명이다. 마리 로랑생의 작품은 충분히 프랑스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 삶의 변화가 작품에 생기를 불어 넣는다. 인간의 맘이 순간 순간 변하듯, 삶도 그렇지 않던가. 그게 작품에 나타나 있다. 누구를 만나거나 환경이 바뀌면 작품도 달라지는 게 인지상정이다. 작가는 그렇다. 끝까지 고수하든가 팔색조처럼 변화하던가. 오랜 시간, 작가를 보여주기 위해 고뇌하던 남이 디자인의 고단함도 함께 관람하고 온 거다. 황홀한 색채가 꿈결처럼 아른거린다. 

마리 로랑생전과 남이 디자인. 에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