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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휴 칼럼/Photo Essay

이런 집, 어떠세요! 제주도.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여행의 묘미. 숙소를 잡아놓고 마을 유람이라. 마을이라고 하기엔 좀, 제주공항 근처다. 시골 같은 분위기가 조금은 느껴지는 곳에서 식당을 찾는다. 끌리는대로 찾아가다가 한 골목이 왠지 끌린다. 고개를 돌리니 느낌이 팍 온다. 조용히 소주 한잔하면 좋겠다. 요즘 난 신들린 건 아니지만 이런 선택에서  실패는 없다.


밖의 분위기가 중요하다. 간판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느낌이 끌리는 대로 가는 거다. 그럼 성공한다. 식당 뿐만 아니라 인생도 그렇다. 이런 반복적인 연습에 의하여 단련된 결과다. 고급 고기는 아니지만 낚시로 잡었다는 것에 신뢰가 온다. 잡어다. 이름도 없는 놈들이 나를 대적하려 들다니. 작은 식당인데도 손님이 많다. 여주인  혼자 다 한다. 밑반찬이 나온다. 우선 계란 말이다. 맛을 본다. 괜찮다. 간장이 나오고 묶은지, 그리고 신선한 채소가 따라 나온다. 이쯤되면 믿게 된다. 배추 속을 한입 입에 물고 맛을 본다. 이것도 좋다. 난 여태까지 감동을 하지 않는다. 싸게 팔리지 않으려는 나의 안간힘이다. 동료가 '아!'하며 작은 음성으로 스스로 감동하기 시작한다. 이런 음성은 주인이 들으면 안 좋다. 나는 표정 관리중.

다 먹고 나오면서 주인을 불러 내어 사진을 찍으려 한다. 결과는 실패다. 팅기는 거다. 고단수다. 원래 제주도의 주방장들 스타일이다. 사실, 보이거나 안 보이거나 답은 똑같다. 우리에게 여주인이 준 음식은 잡어다. 특식은 잡어로 만든 지리다. 20분을 끊였다는데 장난이 아니다. 우리집에서 몇일동안 끊였던 사골국 이상이다. 주인왈, 신선하지 않으면 답이 없단다. 저렴함은 맛의 아우라가 약해지나 이곳은 절대 그걸 허용하지 않는다. 마지막 사진에 흐릿하게 보이는 전화번호가 있다. 이런 맛을 느끼려면 찾아와 먹어도 후회는 읎다. 

이런 집, 어떠세요! 제주도.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