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백승휴 칼럼/사진에게 말걸기

가면, 페르소나, 탈, 연극이란 단어가 떠오를때?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인간의 탈을 쓰고 그럴 수가...>

음성이 분노에 차있다. '인간의 탈', 인간 행세를 하며 인간이 할 수 없는 짓을 한다? 가짜다. 가면무도회. 이름으론 우아하나 서민의 애환을 달래던 방법이다. 가상의 역할을 통하여 답답한 가슴을 풀어준다. 가면 뒤에 숨어 자신이 <할말 하는> 계기를 제공한다. 욕이라도 한바탕 해대면 후련해 진다. 소심한 사람에게 딱이다. 


'흥, 나 누군지 모를 걸?' 용기를 내어 상대에게 말을 건다. 때로는 목소리도 바꾼다. 영화나 연극에선 <only 바라봄>만 존재하지만 가면놀이는 <함께 하는> 체험이다. 수줍던 몸이 활동을 개시한다. 춤도 춘다. 평소 거울앞에서 혼자 했던 것들을 과감하게 한다. 가면을 벗자 모두는 놀란다. 가면은 내가 한짓을 아무도 모른다는 가정이다.

가면쓴 모습으로 파티를 한다. 가면무도회다. 자신을 가린 모습이 남들이 모를 거라 생각하며 즐겁다. 얼굴과 가면(탈)은 다르다. 얼굴은 표정을 통하여 다양한 감정을 표출한다. 가면은 한가지 모습만 보여준다. 희로애락 애오욕이란 인간의 삶에 대한 도전이다. 한가지 표정만 하고 있다. 얼굴은 불가능하지만 가면은 가능하다. 페르소나, 한동안 이 단어에 꽂힌 적이 있다. 직업으로든 개인으로든 가면놀이는 신선한 체험이다. 가면은 보여주기에 앞서 바라본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에 앞서 자신을 바라보며 새 감정을 느낀다. 위안과 과시, 이 둘은 항상 커플처럼 함께 하며 사람들의 일상에 관여한다. 탈, 가면, 페르소나.

이테리 베네치아에서 찍은 사진이다. 정교하고 다양한 가면이 볼만한다. 가면에 자신을 묻고 마음껏 속내를 풀어내던 베네치아 사람들. 바다에 세운 도심의 불안한 감정까지도 그들은 가면 속에 숨겨 놓았던 것이다.

가면은 익명의 나다. 인간의 욕구는 다양하다. 어떤 삶이든 살아보고 싶은 욕망 말이다. 반복되는 일상이 권태롭게 하거든 가면을 써라. 가면의 그를 만나 속삭여 보라. 가면은 삶의 역할교환이란 <different>가 일상에 활력을 준다. 그것은 힐링이다. 가면이란 가상과 자기변화이다. 보여주기와 바라보기를 번갈아 쓰는 양면의 가면이다. 가면을 말하면서 <바라보기와 보여주기>가 둘이 아니란 걸 깨닫게 된다. 보여주기와 바라보기란 양면의 가면, 둘은 하나이다. 

가면, 페르소나,  탈, 연극이란 단어가 떠오를때?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