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중함에 실증을 느낀 나! 장난이라도 치고 싶은 마음에 사진찍기에서 시도해 본다. 일상에 바람 불어넣기 이다. 나는 내 말을 설득하기 보단 우기기에 능하다. 그걸 즐긴다. 사진은 찰나를 말한다. 찰나라는 게 정답처럼 딱 맞아 떨어지는 건 아니다. 강의하는 사진가인 나! 의무적으로 재미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늘 한다. 이번 촬영에선 나름의 규정을 벗어나려는 시도를 했다. 상이나 선물을 주고 받으며 악수를 한다. 딱 그때, 서로가 마주보는 장면을 찍어야 한다. 그 순서가 빠진 상황에서 즉흥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해본다. 자, 사진부터 감상해 보라!
작품이란 게 그렇다. 처음엔 '뭐냐?'고 반문을 던지던 것들도 지속적이고 논리성을 갖는다면 작품이 된다. 작가의 우기기이다. 될 때까지 우기는 것이 작가적 근성이다. 보라. 선물을 주고 받는 <그 시점> 전이나 후에 찍는 것들이다. 피사체는 그 시점에 집중한다. 예상치 못했던 시점의 장면들이 더 재미난다. 난 이 사진들이 맘이 든다. 엉뚱한 표정과 몸짓을 보면 웃음이 나거나 생각에 잠기게 된다. 메인 피사체 뿐만 아니라 주변인들의 <들이댐> 또한 양념이다.
이 장면! 선물을 주고 받는 시점에서 모두는 박수를 친다. 완벽, 그 자체다. 오랜 세월, 우리의 익숙한 상황이 나는 지루하다. 정중함 이상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면 사진 작업에서 시도해 볼 만한 것이 아닐까? 풍경 속의 사람이든 사람만이든 인물사진가인 나는 사람이 너무 좋다. 여럿이든 혼자든 관계없이 흥미롭다. 인간의 개성은 오묘한 것이다. 특히 표정은 의도한 것이 아닌 꾸밈없는 그 자체이어야 그 사람답다. 자신도 몰랐던 <자신의 엉뚱>을 보는 것은 또 다른 나를 발견하는 의미있는 시간이다. 또한 그 표정은 예술가의 창작 이상이다. 사람들의 행위 하나 하나에 관심이 많다. 나는 그렇다. 그래서 사람을 찍으며 즐거운가 보다. 난 행복한 사람이다.
찰나를 놓친 사진의 또 다른 의미와 가치.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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