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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Therapy/여행 백승휴

콜카타(Kolkata)의 겐지스강가 마을에서 photo play.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삶은 우연의 연속이다. 치밀한 계획도 우연은 끼어든다. 여행은 좀처럼 이 원칙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나를 떠나게 만드는 것도 <우연 만나기>가 아닐까싶다. 인도행 비행기에 오른다. 콜카타는 대한민국 인천에서 델리를 경유한다. 11월 델리는 뿌옇다. 사진에서 묘한 감정이 일게 한다. 콜카타는 환하다. 뿌연 델리경유가 콜카타의 '그나마' 맑음에 감사하게 된다. 아침이면 호텔 주변을 배회한다. 카메라는 풍경 속의 원주민을 찾는다. 아뿔싸! 이런, 이럴수가...

길가의 먼지쌓인 풀잎이 황톳빛이다. 아이들이 보인다. 담장 너머를 들여다본다. 오, 신세계! 그들의 삶이 보인다. 진득하게 보이는 톤들의 세레모니. 햇빛에 그을린 <시커먼스아이들>의 얼굴이 카메라에 쏘옥 들어온다. 흐르는 콧물은 소매로 쓰윽,  큰 눈의 흰 눈동자가 예쁘다. 동생을 안고 다니는 아이, 아침밥에 바쁜 아낙, 장작을 패는 가장, 몰려다니며 노는 아이들! 모두가 우리를 즐겁게 한다. 

카메라를 들이대면 기다렸다는 듯 포즈를 잡는다. 끼가 넘친다. 어린 동생은 놀라 울고, 누나는 진지하게 폼을 잡는다. 이런 저런 이야기로 <마을 photo play>가 풍성해진다. 


마을이 순식간에 술렁인다. 아침에 찍었던 사진 때문이다. 수줍은 아낙과 관심없던 사람들, 누구랄 것도 없이 달려든다. 지금이라도 찍어달라고 고집부린다. 찍어도 줄 수 없지만 그들은 찍는 순간을 즐기는지도 모른다. photo play는 최소한 세번은 즐겁다. 찍을때, 사진을 받아봤을때, 그리고 두고 두고 볼때마다 즐겁다. 일행의 차가 그 마을을 지난때면 모두는 고객을 들어 그곳을 지긋이 바라본다. 그윽한 미소를 지으며...

콜카타(Kolkata)의 겐지스강가 마을에서 photo play.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