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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휴 칼럼/Photo Essay

김치를 곁들인 밥한끼!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밥상이 기름질 필요없다. 이만하면 최고의 밥상이다. 최소한 나에겐 그렇다.

우리에게 밥은 어떤 의미일까? 밥만큼 은유적인 말도 없다. 진지 드셨어요? 밥좀 먹고 산다. 밥한끼. 밥맛좋다. 밥이 들어간 말들은 단순한 먹는 음식을 넘어 생활이나 삶에 대한 의미를 말한다. 나에게 김치는 밥이상의 사연을 갖고 있다. 동치미나 배추김치는 다양한 맛으로 나를 유혹한다. 팥죽과 동치미, 묵은지 넣고 푹푹 끊인 찌게나 김치국이 그것이다. 김장을 담고 한달정도 되면 동치미가 익어간다. 시원한 국물과 세로로 썬 무의 맛은 삶의 고뇌를 씻어준다. 김치 또한 다르지 않다. 절대 가로로 썰면 제 맛이 나지 않는다. 손으로 쓱 찢어서 한입에 넣는다. 밥한그릇도 뚝딱이다. 사진처럼 밥은 보리와 현미를 썩어야한다. 씹은 후 목넘김이 좋다. 거친 느낌이 난 좋다. 보리밥이나 현미를 넣은 밥에 비하면 흰쌀 밥은 싱겁다. 

김치는 묘한 매력이 있다. 부위에 따라익어가는 과정에 따라서 맛이 다르다. 김치 반찬이 창피한 적도 있었다. 도시락을 싸던 중고등학교 시절, 가방에서 국물이 새는 바람에 책이 붉게 변하고 냄새도 밴다. 점심시간을 기다릴 수 없어 3째시간을 마치고 먹었던 그 맛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숙성이 기본인 김치는 건강에도 좋단다. 맛과 건강 두마리 토끼를 잡는 김치! 겨울내내 집반찬으로 나를 울린다. 김치가 난 좋다. 밥은 거친 보리와 현미, 그리고 콩을 곁들이면 좋다. 금방 한 밥이면 금상첨화이다. 김이 모락모락 밥에 김치를 쓱 찢어서 먹으면 세상에 부러울 게 없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