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포티라운드 산하 홍보위원회의 저녁모임이 있었습니다.
김경호대표의 집에서 이루어진 모임은 들어서자 마자
부인의 요리서적 저술에서 보여 주었던 실력만큼이나
맛과 향 그리고 데코레이션이 환상이었다.
왠지 중세 의상을 입어야 할 듯한 상황이었다.
방문 인사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활짝 핀 꽃처럼, 반가운 초대에 대한 우리 부분의 마음이었다.
소년과 같이 해맑은 김경호대표의 미소에서 기분 좋은 만남임을 예견할 수 있었다.
와인은 음미하는 것.
분위기에 취해 즐거운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을 원론적인 것이고
그 원칙은 바로 깨졌다.
자동카메라의 후레쉬가
양배추 치마를 입은 연어의 속살이 찍어냈고, 그녀가 나를 보고 베시시 웃고 있었다.
나에게 오버렙되는 환영이 나타났다.
아가씨 허벅지! 아니 엉덩이. 가슴살, 목덜미, 입술.
절제할 수 없는 묘한 분위기속으로 빠져 들었다.
부지불식간에 와인은 맥주잔으로 돌변하고 마구 마셔댔다.
노오란 옷을 입은 볶음밥이
수줍은 듯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한 수저 입안 가득 퍼지는 향은
화이트 와인의 싱그러움과 닮아 있었다.
삼겹살의 대변신,
오향장육의 쫀득한 육질의 오묘함은
왕서방의 손맛을 닮아 있었다.
연신 와인잔에 손에 가고 있었다.
흥건한 미소를 지으며 껄껄거리던
김대표님은 부리 긴 새의 컵처럼 생긴 곳에
맑게 숙성시킨 품위있는 와인은 금새 동이 났는지
와인병을 들고 오느라
들락 달락 바쁘다. 초저녁 잠이 많다던 김여사님은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취기오른 얼굴색이 사랑스러움은 김대표가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자태 그대로였다. 그들은 서로 진지한 사랑하는 사이임이 확실했다.
여행을 좋아하는 그.
여행지에서 사온 촛대와 초의 분위기는
불장난하면 오줌 싼다던 옛 어른들의 꾸지람을 마다하는
어린 김경호를 연상케 했다. 특별한 날이라서 용서한다는 아내의 말도
함께 들려온다. 촛불을 좋아하는 여성스런 김의 섬세함을 느낄수 있었다.
김은 성공할 사람이다.
내가 촬영한 테크닉을 곁눈질했던지
급기야 취중촬영을 감행했다. 드디어 명작을 완성했다. 김경호대표님의 작품이다.
뒤 늦게 합류한 박용우박사님의 입담에 녹아 들어갔다.
나중에 한잔 따라주면서
홍보분과에 넣어달라는 청탁에 못이기는 척하며
자연스런 승낙의 눈길을 보냈다.
여자들은 우리보고 둘이 사귀느냐고 난리였다.
남자끼리 사귀는 것은 이성과의 그것과는 또 다른 맛이 있다.
내가 더포티라운드의 남성들을 좋아하는 것도 같은 경우이다.
긴 시간 대화속에서
결론을 도출했다.
"앞으로 더 잘합시다."
이것이 그날 모임의 결론이다.
결과 나의 사랑하는 아내는
술병이 나서 오전까지도 출근을 못하고
오후에 게슴치레한 눈을 하고는 죽갓다는 표정으로 스튜디오에 발을 들여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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