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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휴 칼럼/Photo Essay

횡재, 홍천 대명콘도에 오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아침에 일어나 보니 다른 세상에 와 있다면 어떤 느낌일까? 상쾌한 아침과 베란다에서 바라본 풍경이 일품이다. 두 가족이 갑자기 떠난 보너스 여행. 즐거움도 급작스러우면 두배가 된다.

일에는 복선이 깔린다. 나를 향해 손짓하던 풀잎이 그것이었다. 즉흥적으로 준비해 간 홍삼과 멍게다. 꿈틀거릴 것만 같은 신선함이 소주잔을 유혹했다. 횟감과 새우를 굽더니만, 급기야는 장어까지 구워지는 현란한 주방장의 솜씨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 환상을 경험할 수 있었던 것은 해산물집 가족을 섭외했기 때문이다.  이 또한 횡재다.   

아침에 본 풍경이다. 이곳은 겨울이면 겨울, 봄이면 봄 그리고 다른 철에도 그 맛이 있다. 

우리가족은 곤돌라를 타고 정상에 올랐다. 아래를 내려다보며 역동적인 가족사진을 찍었다. 나의 갑작스런 액션에 아내는 자연스럽지만 아이들은 아직 익숙치 않은 모양이다. 작은 샛길을 따라 잠시 내려가보기도 하고, 벤치에 앉아서 이야기도 나누다가 다시 아랫동네로 내려왔다. 아무튼 여행은 즐겁다. 가족과 함께 하면 더욱 그러하다.

딸이다. 정상의 아랫쪽으로 펼쳐진 능선들이 보는 이의 마음을 시원스럽게 만들었다. 나의 딸, 진이도 그랬는지 즐거워한다. 나중에 이 사진을 보면 그 상황이 어떤 것이었는지 느낄 것이다. 여행 중 사진을 찍는 사람이 그 상황을 제일 잘 알게 되고, 그 다음이 찍힌 사람이다. 그래서 우리 가족은 사진이 직업이지만 어디를 가더라도 사진을 많이 찍어서 남긴다. 기억을 오래토록 간직하기 위한 사진 심리학적 접근이다.



나는 한동안 동물사진을 많이 찍었다. 물론 고양이가 아니고 개였다. 외국에서는 동물사진도 Portrait 라고 한다. 우리 나라의 경우는 그냥 개사진이다. 고양이와 개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고양이은 자존을 상징하고 개는 신의를 상징한다. 그래서 나에게 고양이는 정이 안가는 존재이지만 가끔 사진을 찍으면 그 야무짐에 셔터를 누르게 한다. 서울로 향하는 길에 지인이 있는 카페에 들렀더니 어미 고양이가 새끼를 낳아서 돌보고 있었다. 지난 해에도 그랬는데 올해 또 낳은 모양이다. 인간과의 관계에서는 성실과 신의가 부족하지만 자신의 일에서 만큼은 성실한 듯하다. 번식!

이렇게 총각네 야채가게 대표인 이영석대표께서 기회를 주어 대명홍천의 콘도에서 가족과 게릴라 여행을 다녀왔다. 그의 책을 사서 그의 삶을 훑어 봐야겠다. 나와 무슨 인연이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