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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Therapy

[sbs]DJ쇼 당신은 라디오 스타,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의 이야기

[sbs]DJ쇼 당신은 라디오 스타,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의 이야기

방송국에 나가기 전날,  피디와의 대화는 선수를 서로 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그 피디의 이름은 김삼일이다. 그는 글과 말투로 사람을 분석하는데 능했다. 이미 나를 알아보고 통화를 하고 있었다. 나의 삶, 생각등 많은 것들을 읽으며 나에게 접근한 것이다. 그러나 나 또한 그의 목소리 톤으로 그의 스타일을 읽어내며 이야기를 맺었다. 배틀이라도 한 듯한 묘한 느낌으로 우리들의 대화는 다음날을 기약하게 되었다.

당일, 김정일 아나운서와 게스트 박둘선씨 그리고 푸드 테라피스트 김연수씨가 함께 했다. 박둘선씨는 남편이 사진가이다. 그래서 게스트가 되었는지 모르지만 모델답지 않은 입담이 분위기를 이끌어 주고 있었다. 여성스럽게 생긴 푸드테라피스트 김연수씨의 말들 중 나와 관련된 것들을 적으며 라디오에 참여할 정도로 신뢰감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그날 방송에서 피디의 중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내가 사진을 찍으며 디렉터역할을 하는 것과 같았다. 도착하자 전날 나와의 대화를 통해서 찝어 낸 원고 내용을 받았다. 스치고 지나가듯 대화 중 던졌던 이야기에서 포인트를 잡아내어 3분가량의 글이 완성되어 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 내가 한 일이 이만큼 대단한 일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나 또한 그냥 스쳤을 수 있는 이야기를 글에 담아줬기 때문이었다.

"인간은 특히 여자는 그렇다. 자신의 외모중에서 어쩌다 한번이라도 마음에 드는 구석이 있으면 그것을 부여잡고 삶의 긍정성을 찾아 헤맨다. 아니 여자 뿐이랴, 남자도 그렇다. 남녀노소할 것 없이 외모에서 오는 가능성은 누구에게나 유효하다."

수다처럼 이야기를 나누며 한시간은 후딱 지나갔다. 바둑의 훈수처럼 자신의 분야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타분야와의 통섭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세상사람들은 아프다. 나 또한 허한 가슴을 부여잡고 힘겨울 때가 많다. 음식이나 사진이나 사람에게 필요한 것들이다. 그것으로 사람들에게 치유의 역할을 할 수 있는 두 사람의 만남 또한 의미있는 일이었다. 나와 그녀의 닮은 점은 서로의 일에 빠져 산다는 것이다. 나는 사진으로, 그녀는 음식으로 세상과 소통을 한다는 것에서 합일점을 찾은 방송이었다.

거기에 하나를 더 추가한다면 조곤조곤 이야기를 하는 머리 좋을 것같은 피디 김삼일씨의 장단이 이 방송을 풍요롭게 하지 않았나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날 라디오를 들은 지인의 말이다. 사투리를 여간 쓰는 거이 아니었다고. 사투리! 언어라는 것은 알아들으면 되는 거다. 사투리란 그가 살아오면서 익숙한 언어이며, 그것은 자연스러운 표현일 뿐이다. 나는 27년을 서울생활을 했지만 충청도 사투리의 구수함을 버리고 싶지않다. 고향사람을 만날때면 더욱 더 사투리 향연에 빠져든다. 

"괜찮아유! 인생 뭐 있슈!"  진짜 인생 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