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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관련/백작가의 '작가만들기'교실

울릉도에서 트위스트를 추다. 박병해작가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작가는 그렇다. 이기적이다. 자기만을 위한다기보다는 자기를 위한다. 잘못된 것은 아니다. 나의 삶과 행위 자체들을 놓고 방어적 발언을 하고자하는 것이 아니다. 창작자가 자신을 믿고 자기을 고집하고 스스로를 믿지 않는다면 본연의 임무를 수행할 수 없다. 주변사람들은 이기주의적 발상이라는 말로써 작가들에게 올가미를 씌우려고 한다. 그러나 나는 그런 시각 자체가 우리의 삶을 건조하게 만들 수 있다고 제언하고 싶다. 비단 나의 일이 아니라 모든 창조는 자위적이며 그것이 허락했을 경우에 완성되어진다. 부정적인 시각은 작가를 반항적 취향으로 선회하고 만다.  

박병해작가다. 카메라 앞에선 사람들은 자신의 스타일을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의도적인 것이 아니라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비춰지고만다. 박병해 작가는 말이 없으나 장난스러운 구석이 한두군데가 아니다. 그는 재미난 사람이다. 그의 상상력의 폭은 바로 실행력으로 변화되어 다양한 사진찍기를 하는 사람이다. 작은 카메라를 들고 있다. 무엇을 상상했길래 이렇게 웃음을 못참고 '낄낄'거리는지는 시어머니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누가 보더라도 이 사진 속에서 이 작가가 어떤 사람인지 그의 일상을 끄집어 낼 수 있다. 

그는 몇 번의 개인전을 열었던 경력자다. 풍경과 인물의 범주를 넘나들면서 그는 쾌속질주를 하고 있다. 그런데 그는 특이한 취향을 가지고 있다. 조용하다? 자기를 주장하지 않는다. 그러나  카메라를 드는 순간 그는 질풍노도의 포즈로 셔터를 누른다.  사진으로 시작했고, 요즘은 동영상이 첨가되면서 자기표현이 자유로워졌다. 본 프로필은 물론 내가 촬영한 사진이다. 원래 이런 이미지를 의도했던 것은 아니다. 왕건이를 건진 것처럼 만족스런 이미지를 얻었다. 볼에 굵게 주름진 것은 그의 삶의 굴곡을 보여준다. 스스로가 그것을 부인하려해도 얼굴을 속이지는 못한다. 작가의 첫번째 요건 중에는 고뇌하는 삶이 있다. 그것이 없으며 그의 작품에서 끈적임이 표현되지 않는다. 얄팍함으로는 사람들을 유인할 수 없다. 그는 조용한 가운데 사람들을 모으는데는 선수다. 그는 화류계출신임에 틀림없다.

음악이 흐르고 현장감을 보여주는 동영상, 그리고 멋진 그만의 표현력이 피력된 작품들을 보노라면 이것이 바로 종합예술이라는 생각에 이른다. 몇 분간 숨을 죽이고 그날의 현장으로 달음질쳐진다. 

박작가는 하늘을 다르게 보고 있다. 채도를 달리해서 이상세계를 구현해 놓았다. 타자의 몸짓 속에 자신을 투영하고 있다. 각기다른 몸짓들은 작가의 행위요, 요구사항인 것이다. 선명한 그림자는 하늘색깔을 선명함을 닮았다. 오늘 쪽에 타자를 찍고 있는 사람이나 세상을 향해 카메라를 들이댄 4명이 세상을 향해 셔터를 누르고 있다. 또한 이방인을 개입시킴으로써 주위를 환기시키고 있다. 그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과 대비된 행위를 통한 대비이다. 이 작품 속에는 대비와 대비를 통한 시선유도가 눈에 띤다.

대낯의 뻔함을 형태들의 엮임으로 화면을 구상하고 있다. 하늘은 인간의 발광하는 욕구의 꿈틀거림을 혼돈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 너머와의 가로막을 쳐 놓은 돌무더기가 한 인간의 도전을 받고 있다. 가녀린 여성의 몸짓 속에 감정을 이입한 작가는 소심하며 자신의 내면과 동일시하고자하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 파도에 휩쓸려왔던 길가에 물기마져도 건조해 보이는 프레임은 메말라가는 삶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그는 대비적인 요소구성을 통해 '가르치지 않고 가르치는' 기법을 들이대고 있다.

과거 화가들의 그림에는 자기애가 담긴 흔적을 발견하곤 한다. 많은 화가들이 자화상을 그렸는가 하면 그림의 한구석에 붓을 든 자신을 그려넣은 흔적들이 보인다. 걸어가고 있는 백승휴의 사진이다. 타인이 나를 바라본 객관성이 나를 긍정하게 한다. 나는 어디로 가는가? 아직도 주변의 어둠이 나 스스로의 혼란스럽게 만들지만 과도한 비네팅으로 시선을 유도한 작가덕에 나는 길을 찾아가고 있다. 내가 나를 객관적으로 본다는 것은 쉽지 않다. 박병해 작가의 사진 속의 나는 누구인가를 반문하는 계기가 되어 신선한 경험이었다.

사진은 객관을 조장하는 장난꾸러기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박병해 작가의 사진에는 잔잔함속에 인간의 심리적 내용이 듬뿍 담겨있음을 알 수 있다. 그가 말을 하지 않는 동안 그는 생각중에 있다. 그것이 바로 그마의 몰입하는 방식이다.

포토테라피반의 학생들과 떠난 울릉도를 다시 한 번 회상토록 권해준 박병해 작가에게 감사를 드리는 바이다. 그는 역시 훌륭한 작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