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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관련/백작가의 '작가만들기'교실

사진으로 '동경'을 말하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그냥 찍은 사진은 없다. 사진 속에는 지향하는 사람의 의지가 들어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나에게 묻는다. 어떻게 하면 사진을 잘 찍을 수 있느냐고. 그러나 나 또한 잘 찍고 못 찍는 사진의 기준을 말할 수 없다. 솔직한 심정이다. 보는 이에 따라서, 찍은 사람의 따라서 그 기준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물론 공모전에서는 그 기준을 정해 놓고 채점하기 때문에 당락을 결정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사진 속에서도 그런 규정을 넘어서면 어떤 사진이 객관적인 기준을 내 세울 수 없다. 내 생각이다.

2014년 3월 오사카를 방문했을때 들렸던 박물관의 뒷편 정원이다. 잘 정돈되어 보였지만 금방 콘크리트로 담장을 쌓고 그 안에 사색하듯 놓여있던 정원수를 보면서 사물로 바라보지 않고 '너'라는 관점으로 감정이입에 들어갔다.

깔끔한 정원, 밖의 풍경까지 감상하도록 배려한 구성이다. 감동적이다. 그러나 나의 관점은 달랐다. 일단 이분법으로 안과 밖으로 나누고, 자연과 인공조형물로 편가르기를 시작했다. 정원수의 입장에서는 '동경'이라는 키워드를 뽑아냈다. 동경이란 '가장 절정에 있었던 순간을 꿈꾸는 것'이다. 꿈꾼다는 것은 과거에 집착하며, 현실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물론 동경이란 이상향을 꿈꾸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지만, 동경한다는 것은 과거든 미래든 현재보다 나은 상황을 갈망하는 것이다. 정원수가 피동적 삶을 살 수 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자연으로 돌아가 자유로운 삶을 살고픈 욕구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읽었다.

벽은 거센 바람을 막아주며 고난으로부터의 피신처 역할을 해준다. 그러나 그런 익숙함과 안락함은 금새 식상해지며, 다른 삶을 추구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내가 의인화된 시각으로 정원수를 지향했기에 인지상정이란 말을 사용했다. 판단자의 판단의 인정하는 후설의 논리처럼, 세상의 중심에 있는 자신에게 신뢰의 눈길을 보내주는 것도 좋다. 동경이란 의미는 나의 성향의 반영이며, 의미를 부여함에 의해서 구성된 논리이다. 안락함을 추구하는 사람에게는 편안함으로 보여주며 단순한 매력적인 곳으로 볼 것이다. 그러나 공격적이고 자유로운 삶을 추구하는 기준을 설정한다면 틀안에 갖힌 모양새다.

절정에 이른 삶의 형태를 동경만 한다면 내일은 없다. 당당하게 맞서 내 자존을 지키고 주체적 삶의 형태를 구성하는 것만이 내일을 꿈꿔야 할 것이다. 안일함에 머물지 말고 도전하는 자만이 자신이 원하는 신세계를 맛볼 수 있음을 깨닫게 하는 장면이다. 동경이라는 의미처럼, 과거와 관련되는 감정에는 회한이라는 단어가 있다. 그러나 회한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현재 이후를 준비하는 감정이며 동경과 대비된다. 동경하는 사람보다는 회한하는 자의 모습으로 삶을 살아가길 권한다.

물론 동경은 사진치료적 시점에서 회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상상적 요소는 긍정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지만 그 안에만 집착하게 되면 미래의 문을 열수 없다.


사진으로 '동경'을 말하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