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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관련/백작가의 '작가만들기'교실

현재를 즐기기위한 사진촬영 노하우1.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베이비 부머. 그들은 지금 대한민국을 일으킨 세대다. 그러나 그들에게 다가온 것은 허접한 현재만이 존재할 뿐이다. 강의장에서 만난 50대 중반의 퇴직자의 말이다. 가족을 위해, 승진을 위해 살아왔다. 그 과정에는 '나'는 없었다. 그걸 생각하면 마음이 허해진다고 했다.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사회적 풍토가 모질게 그들을 다그쳤던 것도 사실이다. 그들에게 '현재'은 타자를 위하고, 미래를 위해라는 조건에 의해 망각되었다. 

자, 서두가 길었다. 내가 제안하는 내용은 간단하다. 사진으로, 촬영과정에서 즐기자는 것이다. 가령 음식을 먹는데, 과거에 먹었던 그 맛을 기억하고, 그 먹은 음식이 자신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만을 따지는가, 음식은 현재 눈앞에 있는 것에 집중한다.  사진을 볼때, 눈앞에 본 것과 원하는 느낌을 찍어내는가의 문제다. 눈에 보였던 그대로를 카메라의 모니터에서 만나는 것, 그 완성도를 즐기자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노출이다. 물론 그외의 조건들도 따르지만 말이다.

아래의 사진을 비교해 보라.


 두장의 사진은 같은 장소에서 노출만 달리해서 촬영한 것이다. 내가 원했던 것은 진한 그림자를 만들며 창문에 보이는 창살의 문양을 표현하고 싶었다. 그런데 아래 사진처럼 원하는 질감보다 노출과다시켜 전체적으로 밝은 사진이 되었다면 만족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과학은 후작업을 통하여 충분히 위의 사진과 동일하게 만들 수 있다. raw format이 그걸 가능하게 하고 포토샵과 현상 프로그램이 그것을 구현해 준다. 그러나 그런 후작업은 얼마 후지만 '미래'를 논하는 것이고, 카메라의 모니터에 즉흥적으로 보이는 것이 '현재'가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다. 원하는 톤으로 그것이 보여질때, 그 욕구가 실현됨과 동시에 그런 세상을 스스로 창조해 낸 것을 만족할 수 있다.

촬영후 바로 만난 이미지는 원했던 이미지가 아니었으나, 그는 알고 있다. 후작업을 통해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아날로그 시대의 막연한 기대와 기다림의 미학은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는 그것이 눈앞에서 즉흥적으로 펼쳐지며 상호 소통을 원한다. 가끔은 느림의 미학과 기다림의 여유가 필요하기도 하지만.

대낯, 고궁을 관람하다가 이런 느낌을 표현하고 싶었다. 그림자가 비춰져 있지만 노출 부족을 통해서 과거의 느낌 속으로 타임머신을 타고 떠나고 싶었다. 만약 이 이미지가 밝게 노출되었다면 대낯의 '뻔함'같은 모든 것이 보여 진 이미지 속에서 신비로운 또 다른 세상으로의 복귀는 물건너 간 것이 될 것이다. 느낌이란 소통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런 느낌을 정확하게 표현하고  인정할 수 있는 상대는 바로 나 뿐이다. 느낌은 가르칠 수도 없으며, 내 느낌을 타인이 정확하게 표현할 수도 없다. 그냥 자신에게만 보여줄 수밖에 없다.

미래에 일어날 일을 두려워하고, 지나간 과거를 동경하거나 회한에 잠기는 일도 우리 삶에 영향력을 미치며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연속하에 인간의 삶이 구성되는 것이지, 과거나 미래가 만들어내는 것은 아니다. 작은 실천에 의해 현실을 즐기는 일을 사진 찍는 일에서 잠깐씩 만나는 것은 'present'이다. 그것은 현재이기도 하지만 선물이라는 두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단서를 공감한다. 세상에서 지금 이곳에서 일어나는 것이 제일 중요하지 않을까? 회상과 상상도 지금, 이 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이니 말이다. 세상의 중심은 현재의 나다!


현재를 즐기기위한 사진촬영 노하우1.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