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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관련/백작가의 '작가만들기'교실

팔당댐을 바라보며 걸으며 출사.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요즘 나의 건배사가 바뀌었다. "봄날은" 하면, 다른 사람들은 "훅 간다"이다. 봄날은 훅간다. 봄날이란 젊음도 아니요, 꽃피는 시절도 아니다. 현재 행복한 순간을 말하는 것이다. 현재가 중요하다는 말이고, 그것은 지금 이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를 말하는 것이다. 요즘 나의 관심사이며, 내 삶이 즐거울 수 있는 조건이기도 하다.

팔당역에서 실학박물관이 있는 곳까지 2시간 반이 걸렸다. 물론 그 정도의 거리는 아니지만, 함께 걸어가며, 사진도 찍고 이야기도 하며 걸었기 때문이다. 점심 식사를 위해 들어간 식당 마당에서 떨어진 목련 꽃잎을 집어 던지며 찍은 사진이다. 행사의 피날레같은 장면이지만 제일 먼저 이 사진을 배치한 이유는 이 순간을 제일 많이 기억하기 때문이다.

특이한 일이지만 출사를 가는 날, 아침에 답사를 다녀왔다. 새벽에 일어나 총무들과 차를 몰아 팔당댐이 보이는 강가에 내려와 사진을 찍었다. 아침의 푸른 기운이 맑은 하루를 예견하고 있었다. 답사단은 새벽에 양수리까지 한바퀴 돌아 본 다음 다시 전철을 타고 일행을 만나러 상봉역까지 가야만 했다.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그렇게 하면 서로가 즐거울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그날의 최종 목적지로 뽑게 된 풍경이다. 서정적 풍경이 논두렁과 길가에 나무들에서 떠올랐다. 물론 대낯에는 이런 느낌을 찾을 수 없었지만 이른 아침의 이 느낌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일단 출발지인 팔당역에서 한컷을 했다. 뒷편에 보이는 벚꽃이 봄을 노래하는 듯했다. 이곳에서 시작된 봄 기운은 하루 종일 우리를 따라 다녔다.

길가에 자세를 취한 중년남이나 길가에 붉게 핀 꽃이나 다름없이 타인의 관심을 끌기위한 몸짓으로 보였다. 한강이 보이는 자전거 길에는 자전거와 사진 찍거나 지나가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이런 상황은 금새 사라지고 봄에 핀 꽃도 그 자태를 유지하는데 얼마를 버티기 힘들 것이다. 봄날은 훅 간다. 이말은 생각할 수록 공감이 간다.

봉안터널, 팔당댐옆으로 난 터널이다. 입구에 모여 안쪽을 보거나 밖을 바라보며 신기해 하고 있다. 옛날, 완행열차를 타고 터널을 지날때면 두려움으로 지났던 어린시절이 기억났다. 

꽃잎이 떨어져 저수지 위를 덮었다. 떨어진 꽃잎이 파도 같았다.

같은 강가인데 분위기가 다르다. 대낮과 석양은 다르다. 달라도 너무 다르다. 사람은 그 풍경을 더욱 매력적인 분위기로 만들곤 한다. 

조상들의 지혜가 자연에서 나왔듯이,  우리는 도심의 빡빡함에서 벗어나 가끔은 자연을 즐길 필요가 있다. 인간의 조급함이 마음을 병들게 하는 요즘, 자연은 우리에게 자연치유의 길을 열어 준다. 멀리 지평선에서는 마음의 여유를,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풀 한포기에서도 지속적 삶에 대한 이유를 말해준다. 사람이 자연의 일부임을 깨닫게 해주는 출사였다. 기억의 한켠에 언제라도 존재하는 사진 한장이 되길 바래본다.


팔당댐을 바라보며 걸으며 사진 출사.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