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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관련/백작가의 '작가만들기'교실

인물사진가, 박종숙작가의 '내 나이 마흔 넘어..' 전시를 찾아.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작가는 작품으로 말한다. 구차하게 변명하지 말자. 작가는 작품 속에 자신의 정신을 담아 한방에 말해야 한다. 기차타고 여행하는 기분으로 그곳을 찾았다. 전시장이었다. 장소는 구미의 문화예술회관. 자신을 생각을 지속적으로 고민한 흔적을 만나는 그곳에는 항상 흥미로움이 존재한다. 인물사진을 전시한 작가는 사진가 동료이면서 중앙대 인물사진 컨텐츠과정의 14기 수료생이었던 박종숙 작가다. 그 작가를 보면서 많은 것을 배운다.  

구미역에 도착하자 마자 픽업을 하는 바람에 꽃집에도 못들렀다. 마음의 꽃다발만 한아름 선물하고 왔다. 그녀의 블루오션 정신은 여기에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었다. 1층에는 동료들의 풍경사진이, 2층에는 단독으로 인물사진으로 개인전이 준비되어 있었다. 끊임없이 갈구하며 자신만의 색깔을 칠하기위해 무던히도 애쓰는 사진가인 박종숙은 작가, 직장인과 프리랜서 그리고 가정주부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을 작품의 모델로 기용하고 있었다. 아마도 중년여성인 가정주부는 그가 고민하는 포토테라피의 일환으로 촬영된 것이 아닌가 싶다. 같은 중년여성의 입장에서 동병상련의 마음이 그들의 아픔을 어루만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보라색 머리로 염색을 감행하고 거리를 활보했으며, 봄날 반팔티를 입고 다니는 여자, 당당하기가 무서울 정도의 똘끼를 가지고 사는 여자. 생각을 실행하는 불도저이며 순발력은 치타의 눈빛을 닮았다. 항상 해맑은 웃음으로 주위를 밝혀주는 전도사이기도 하다. 작품 '내 나이 마흔 넘어'가 문제가 있어 보인다. 그녀의 나이가 마흔은 헐씬 더 넘은 걸로 알고 있눈데, 그것을 포장하는 텍스트력이 덧보인다. 

구미 문화예술회관 입구에 들어서자, 대형 플랭카드가 전시를 알려주고 있었다. 문화적 공간이 있다는 것은 창작자들에 대단한 위안이며 배려이다.

50을 넘긴 나이에 V표를 하며 어색해 했다. 박작가는 순수한 사람이며 대단한 열정을 가진 사람이다. 그 열정에 이름을 붙이면 순수한 열정? 끊임없이 탐구하고 시도하는 모습 속에서 그녀의 작품은 깊어만 간다.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누구나 사람을 찍는다. 방법이 다를 뿐이고 모두가 사람을 찍는다. 우리가 눈으로 사람을 대하는 것도 사진으로 찍는 것이나 다르지 않다.

박종숙 작가는 커피도 배웠나보다. 전시장에 커피를 갈아서 한잔 대접해 주었다. 뒤에서 커피를 연신 갈아서 서브를 하는 이가 남창희 작가다. 이 둘은 콤비다. 남들은 커플이라고 부를지도 모른다. 작품의 깊이를 더해주기 위해 서로에게 힘이되는 둘은 친구사이같다. 서로에게 힘이되는 동무가 되어줄 것을 주문한다.

기념촬영을 하고 점심을 먹으러 갔다. 보쌈정식을 대접해 주었다. 멀리까지 와 주어서 고맙다는 말과 함께... 창작을 하는 사람의 눈빛은 항상 맑고 강렬하다. 

흑백사진이 잘 어울릴 듯한 풍경이다. 초등학교 바로 앞에 위치한 박종숙작가의 스튜디오는 잔잔한 일상을 담아낸 사람들의 사진이 모여드는 곳이다. 정겨움이 있고, 추억이 있으며, 사진으로 사람들의 삶을 만들어내는 박종숙작가는 진정한 예술가란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의 해맑은 표정 속에서 나의 과거로 회기되고 있었다. 개구쟁이의 과거, 산으로 들로 뛰어 다니며 자신과 숨을 쉬며 살았던 나의 어린시절은 이보다도 더 시골스런 동네에서 시작되었다.

사진가 동료인, 남창희씨가 디자인을 해주었다고 했다. 주변에 좋은 지인을 둔 것도 능력이다. 메인에 실린 사진을 보지도 못하고, 내가 제일 마음에 드는 사진이라고 전시장에서 사진을 가리키고 다시 브로셔를 펴봤더니 이 사진이 메인이었다. 사람의 눈은 누구나 비슷한가 보다.

작가의 의도가 전시장에 펼쳐진다. 사람들은 그것을 해석한다.  다빈치 코드처럼 맞고 틀리고의 문제가 아니라, 그것으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면에서 사진은 사람들을 묶어준다. 이제 일상이 되어 버린 사진으로 사람들이 행복해 했으면 한다.


인물사진가, 박종숙작가의 '내 나이 마흔 넘어..' 전시를 찾아.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