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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관련/백작가의 '작가만들기'교실

2014년 봄 특강, 중앙대 사진아카데미 창작반 올림픽 공원촬영.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이들이 이곳에 온 이유가 뭘까? 단지 배움일까? 내 생각은 이렇다. 카메라 1인시대를 살아가는 현재, 그들은 뭔가를 하고 있어야하는 컨텐츠로 사진을 택했을 뿐이다. 일단 시작했으니 잘하고 싶고,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멋진 사진으로 과시하고 싶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사진의 메카인 중앙대 사진 아카데미에 문을 두드렸을 것으로 본다.

배움은 끝이 없다. 그 즐거움은 표현불가다. 중앙대 사진 아카데미에는 6개월에 한번씩 신입생을 모집된다. 1년차까지를 창작반이라고 한다. 그곳에서 사진의 기본을 배우고 사진가로의 자질을 찾아간다. 나는 신입생들에게 인물사진 특강을 한다. 이론과 실습을 통해 인물사진을 말한다. 인물사진 실습을 위해 올림픽공원에 갔다. 10년이 넘는 모델학과 강의 경험이 현장에서 원만한 수업을 진행할 수 있는 토대가 되었다. 우리는 일상에서 사람들과 소통하며 지낸다. 그러므로 모델과의 소통은 어려운 일은 아니다. 모델에게 자신이 원하는 포즈를 취하게 하고, 조금씩 수정해 가는 과정이란 미완을 완성으로 바꿔나가는 과정이다.

조주은 교수님은 그날을 설명하고, 3개반의 시간배정을 했다. 커플, 남자와 여자 모델 각각으로 해서 3파트로 나눴다. 


모델이 포즈를 취하면 일제히 셔터를 눌러댄다. 영화의 한장면같다. 적을 향해 총을 겨누는 것처럼. 잠시후, 사람들은 모델에게 말을 걸기시작한다. "웃어봐요!", "고개를 돌려봐요!", "손을 허리에 얹고 포즈를 취해봐요!". 사진가의 요구에 모델들은 움직이기 시작한다. 이것이 모델 촬영의 시작이자, 교육의 기본이다. 내가 요구를 하고 모델은 내가 원하는 포즈를 취한다? 얼마나 감동스런 순간인가? 가만히 앉아서 남들이 하는 것을 지켜보며 셔터만 누르는 사람들은 발전이 없다. '그대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노래 가사이다. 카메라를 든 초보자에게 모델은 두려움의 대상이다. 그 두려움은 자신감의 결여에서 생긴다. 많은 실행만이 그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 

남자와 여자는 포즈가 다르다. 남자는 1자, 여자는 s라인을 기본으로 한다. 그리고 남녀 커플의 사진은 그것을 기본으로 이뤄진다. 물론 이것으로 전부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남녀의 조화, 의상의 색감과 질감, 표정과 백그라운드의 분위기가 합하여 하나의 언어를 만들어 낸다. 소통하고 공감한다.

정면, 측면, 앉은자세, 정면에서 똑바로 보는 자세, 그리고 측면에서 뒤를 돌아보는 자세와 점프를 하면 액션을 취하는 자세 등이 포즈의 시작이다. 사진에서 찰나라는 것은 자신이 원하는 순간과 프레임의 틀안에 넣는 것들까지를 말한다. 사진이 일상이 되어버린 요즘, 사진으로 생각을 구성하는 것은 세련된 대화와 같다.

미술관 옆 가짜 연못에 비춰진 형상을 표현하기 위해 강의 막바지에 포즈를 취하게 했다. 흥겨워하며 포즈를 취하기에 전념하고 있다.

3시간을 함께했던 모델과 사진가들을 위한 기념촬영이다. 지금 이자리에 함께 한다는 것은 대단한 인연이다. 나는 이런 사진을 보면 애착이 생긴다. 웃는 얼굴, 무표정한 얼굴 등 다양한 표정 속에서 그들이 그 동안 살아왔던 습관적인 자세들이 나타난다. 이 얼마나 정겨운 광경인가? 같은 강의장에서 최소한 1년은 함께 할 사람들의 공감은 필수조건이다.  벌써, 이들이 정겨워진다.

교육은 분위기에 의해 좌지우지된다. 카메라를 잘 다루든, 못 다루든의 문제가 아니다. 얼마나 적극적으로 사진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임하느냐에 달려있다. 어설프게 아는 것보다는 완전히 모르는 것이 가르치기에는 더 좋다. 지혜롭지 못한 지적 아집이 자신의 상상을 그르치게 만들기 때문이다.

2014년 봄 특강, 중앙대 사진아카데미 창작반 올림픽 공원촬영.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