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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휴 칼럼/Photo Essay

백제 곤지왕의 고향, 기록이 역사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인연이란 필연적으로 다가온다. 이런 확신은 몇년전 우연히 1500년의 존재자, 곤지왕과의 환영적 만남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로부터 오사카, 큐슈, 무녕왕릉, 남한산성, 한성백제가 있는 송파구 곳곳, 그리고 매의 형상을 찾아 대전의 어느 시골마을 이사동에 이르기까지 나의 카메라는 지향하고 있었다. 사진작가들의 참여로 전시회를 비롯하여 서적 발간에 이르기까지 행위와 그 기록은 계속 되었다. 지속적인 행위, 즉 기록은 신뢰를 만들어내며 서서히 사람들과 공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었다.

어느날, 올림픽 공원에서 석양과 조우하게 되었다. 나의 카메라는 날개 달린 듯 셔터를 누르기 시작했다. 갑자기 전시 도록을 만드는 정재수 작가님이 페이스 북에서 봤다며 이걸로 표지를 하자는 제안이 있었다. 물론, 'ok, yes!".

곤지왕 포토일루전 곤지왕 포토일루전(photo illusion)은 곤지왕의 환영幻影을 카메라에 담아내는 작업으로, 2012년 10월 사진작가 백승휴 중앙대교수와 몇몇 사진작가가 중심이 되어 곤지왕국제네트워크 포토일루전팀이 결성되었다. 곤지왕 포토일루전팀은 곤지왕이 살아생전에 거주했던 곳으로 추정되는 한성(서울 송파구 일대)과 공주 그리고 일본의 오사카와 큐슈 가라츠, 가카라시마 등 4개 지역을 선정하고 「빛과 색 그리고 떨림, 곤지왕 일루전」이라는 주제로 포토일루전 작업을 계획하였다. 곤지왕 포토일루전 작업은 5회에 걸쳐 진행하였다. 첫번째는 2012년 12월 일본 오사카 하비키노시 아스카베신사를 비롯 주변 오사카 일대 주요 유적과 유물을 찾아 1,550여년전 오사카 일대에 살았을 곤지왕의 환영을 카메라에 담았고, 2013년 1월 「역사기행 촬영, 곤지대왕 일루전」이라는 주제로 이룸갤러리에서 전시회를 가졌다. 두번째는 2013년 봄 한성 즉 서울 송파구에 소재하는 풍납토성,몽촌토성,석촌동,방이동 고분군을 비롯하여 한성백제 박물관 등을 찾아 포토일루전 작업을 진행하였다. 세번째는 2013년 5월말 일본 큐슈 사가현의 가라츠와 히젠나고야,가카라시마,다자이후 등을 방문하여 포토일루전 작업을 진행하였다. 무령왕의 탄생지인 가카라시마 방문은 무령왕국제네트워크 방문단과 일정을 같이했는데 공주시와 가라츠시는 매년 6월 1일을 무령왕탄생일로 지정하여 가카라시마에서 탄신제를 올려왔다고 한다. 네번째는 2013년 8월 공주를 방문하였다. 공주는 곤지왕이 477년경 일본에서 돌아와 그 해 사망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는 곤지왕이 마지막 머물렀던 장소이다. 곤지왕의 무덤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송산리고분을 비롯하여 공산성내 백제왕궁 추정지, 고마나루 등에서 포토일루전 작업을 진행하였다. 다섯번째는 2014년 3월, 곤지왕이 10년간 일본에서 머물렀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에서 진행하였다. 곤지왕 후손이 거주하는 오사카부 하시키노시를 중심으로 하는 ‘가까운 아스카’와 사쿠라이시를 중심으로 하는 ‘먼 아스카’, 그리고 미와산까지 주변 유적과 유물을 직접 도보로 이동하면서 곤지왕 포토일루전 작업을 실시하였다. 또한, 2014년 8월에는 곤지왕의 주요 취미활동으로 추정되는 매사냥 놀이를 대전시 거주하는 박용순 응사의 도움으로 직접 촬영하기도 하였다.       곤지왕 포토일루전 전시회는 그 동안 곤지왕의 환영을 담은 작품중 일부를 전시한 것으로, 2013년 10월에는 송파구청에서 주관하는 제13회 한성백제문화제 기간중에 올림픽공원내에서 전시하였으며, 2014년 3월에는 일본 오사카부 하비키노시 시민홀에서 열린 제3회 곤지왕국제심포지엄 개최기간중에 동 장소에서 전시하였다. 곤지왕 포토일주전 작업에 참여한 사진작가는 백승휴 교수를 비롯하여 김관일,김소희,노현석,박병해,박승직,신선희,신평호,신현길,심재창,오경애,윤현규,이미향,이재현,이철희,이희준,임재연,장미애,정연호,조철원,채은미,최영숙,황경원 이다.  

정리된 글과 사진을 바라보며, 이 둘의 결합이 얼마나 매력적인지를 알 수 있었다. 역사가 내 눈앞에 서 있는 듯했다. 사진은 보는 즉시 역사의 현장 속으로 들어가는 타임머신 기능을 가지고 있기에 가능하다. 회상하는 것이 아니다. 바로 그 현장으로 옮겨지는 것이다. 사진이 가진 지향성은 그 안에 그 자신을 집어 넣기 때문에 곧바로 그 곳으로 이동가능한 원리이다. 

또한 과거 속으로 들어가 자신과의 만남이며, 자신을 발견하는 행위인 것이다. 이런 행위가 모아지면서 그 스스로의 역사가 완성되어지는 것이다. 역사의 그곳에 내가 존재하고 '세계-내- 존재'의 개념으로 자신을 인식하기에 이른다.  


백제 곤지왕의 고향, 기록이 역사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