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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Therapy

인물사진 컨텐츠과정 19기, 요양원 프로젝트. '즐거움을 찍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행위는 흔적을 남긴다. 소유와 존재, 쉽지 않은 논제지만 둘을 구분하다보면 아주 재미난다. 소유는 똑같은 것에 대해 질투를 하고, 존재는 함께 하는 것 자체에서 공감하고 친근해 진다. 이것이 차이다. 그럼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가? 중앙대 인물사진 컨텐츠 전문가과정 19기는 존재를 만나는 일을 했다. 요양원의 노인들에게 사진을 찍어 드리러 갔다. 사실, 노인들에게 사진이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노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사람냄새였다. 일은 과정에서 느끼는 감정에 의하여 재미를 느낀다. 그런 맥락의 프로젝트명, '즐거움을 찍다.'. 영정사진이나 장수사진이 아니었다.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대하는 것이 인물사진을 찍는 방법이자 전부라는 것을 공감하는 작업이었다. 이게 체험을 통해 체득하는 나의 교육 스타일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노인들에게 사진을 찍어줬다. 말 그래도 찍어서 주는 것이었다. 찍기전에 절차가 필요했고, 절차는 교감하는 것이었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끈끈한 정이 느껴지는 기억이었다. 사진가들도 사진을 찍어주며 노인들과 소통했던 기억을 잊지 못할 것이다.

 

"파아란하늘에는  솜털처럼 

부드러운 구름이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교수님은  끊임없이 새로운것을 만들어내는

양파같은 분이세요.


새로운 경험, 만남과 대화. 앞으로 나의 변신, 끊임없이 흘러가는 세월에

내가 설 자리와 내 모습은?

진지하게 생각하는 시간이였지요?


교수님!

우아하고 품위있는 삶을 어떻게  살아가아하는지?

저에게 아주 중요한 화두를 던져주셨습니다.

저에겐 아주의미있는 시간이였습니다. 고맙습니다."


학생에게서 온 메시지다. 꽤나 감동을 받았던 모양이다. 의도가 적중한 상황에서 나 또한 감동이었다. 이미지가 그렇듯이 상황은 사람의 감정을 자극하고 의식의 변화를 일으킨다.

메이크업팀들의 도움은 감동적이다. 항상 봉사활동할 때면 함께 해준다. 메이크업이 필요한 이유는 두말할 나위도 없지만 노인들에게 메이크업을 한다는 것은 더 아름다워지기보다 색다른 경험에 초점이 맞춰진다. 사진가들은 껌딱지처럼 붙어다니면 친해지기를 시작한다. 이유는 사진에 좋은 표정도 중요하지만 사람에 대한 정을 느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 때문이다.

요양원은 건강한 분들이 계신 곳은 아니지만 다른 세계 사람들도 아니다. 우리의 가족, 이웃 사람들이다. 우리와 똑같다. 정이 그립고, 살갑게 잡아주는 손길이 필요하다. 처음에는 서먹거리다가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정이 들어간다. 인간은 똑같다. 아무리 강한 척해도 다정하게 인간적으로 다가가면 풀어진다.

사진이라는 영향력에 모든 긍정성을 짜맞추려 했다. 그러나 사진은 도구이며, 주인공이 아니다. 사진은 찍는 과정이 중요하다. 결실도 중요하지만 어떤 방법으로 왜 우리가 그들에게 다가가야 하는지를 생각하면 답이 나온다. 사진이 만들어진 계기도 인간의 욕구에 의해서 완성된 것이 아니던가? 


너무 친하게 다가가니 부담스러워 하다가도 그게 싫지않다. 웃음이 보이기 시작하면 끝이다. 웃는다는 것은 상대에 대해 경계를 푸는 것이자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젊었을때는 건강함이 하찮게 느껴지지만 아플때 하루는 길다. 그 시간동안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단지 카메라로 얼굴 좀 찍어 준다는 게 무슨 대수겠는가?

즐거움을 찍다의 하일라이트다.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다. 잘 나온 자신이 아니라 그 결과는 사진의 찍어준 사람의 정성을 선사받는 것이다. 사람은 그 자리를 떠나면 잊혀진다. 그러나 사진은 정표에 의하여 오래 남는다. 사진을 볼때마다 그날의 여운이 맴돈다. 사진은 그날, 그곳에서 있었던 감정 속으로 빠져든다. 사람은 나약하나 한조각 감정 속에서 울고 웃는다. 요양원의 노인들은 사진을 볼때마다 울고 웃을 것이다. 즐거움에 웃고, 배려에 감동하며 운다. 세상은 그렇게 흘러간다. 윤회의 반복처럼, 서로가 서로를 위해주면서. 이번 '즐거움을 찍다.' 프로젝트는 성공적이었다.


인물사진 컨텐츠과정 19기, 요양원 프로젝트. '즐거움을 찍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