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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Therapy

암사동 지역사진 아카이빙 프로젝트.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아이들이 사진에 빠져버렸어요!'

한 서포터즈는 말했다. 여기에서 서포터즈란 아이들에게 카메라를 빌려주고 찍는 걸 가르쳐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아이들이 카메라가 없는 관계로 사진가들이 대거 참여하여 아이들에게 동네 사진찍기를 도왔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밖에 나가길 귀찮아했다. 이유는 뻔한 동네길을 찍는다는게 따분했을 것이다. 그러나 사진을 찍으며 새록 새록 다르게 다가오는 동네의 풍광에 매료되었던 것이다. 나중에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하소연까지 했으니 말이다. 사진은 애어른 할 것 없이 푹 빠져들게 하는 매력적인 도구임에 틀림없다.

아이와 어른이 함께 하는 세상! 참 좋은 세상이다. 사진가들은 아이들이 바라본 세상에 대해 몹시 궁금했을 것이다. 내심 뒤에서 지켜보다가 놀랄 뿐이었다. 내게 기념촬영이란 '더불어 함께 있음'이다. 카메라란 기계는 세상과 소통하는 도구에 불과하다. 아이들의 생각을 담는 방법은 카메라의 메카니즘만의 영역은 아니다. 자동화시스템으로 자신만의 창작영역에서의 감독은 현장에서 입봉이 가능해졌다. 촬영을 마친 아이들과 어른들이 함께 모여 기념촬영을 했다. 상기된 표정을 보라.

세상은 두개의 눈이 존재한다. 인간의 눈과 카메라의 눈. 인간의 눈은 관심사항에 대해 동영상처럼 훑고 지나간다. 일부는 기억하고, 그것마져도 서서히 망각의 강을 건넌다,. 그러나 카메라는 그 메카니즘의 철저함처럼 찍으면 반듯이 보관하며, 꺼내 볼때마다 그때로 우리를 데려한다. 단점은 사각 안에 원하는 것을 집어 넣어야하며, 계산없이 집어 넣으면 혼란만 가중시킨다는 것이다. 구멍을 통해 바라보는 세상은 색다를 뿐만 아니라 중독성까지 있다. 

아이들은 1시간의 촬영으로는 부족했다. 한시간을 훌쩍 넘겨서야 서포터즈와 강의장으로 들어왔다. 나갈때는 끌려나가더니 들어올때도 끌려 들어왔다. 나가기 싫어하더니, 그 흥겨움에 빠져 들어오기를 싫어하는 기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아이들이 바라본 세상은 어떤 세상일까?  살짝 훔쳐본 결과, 놀라웠다. 말랑 말랑한 두뇌의 창의성은 어른들을 압도하고도 남았다. 


암사동 지역사진 아카이빙 프로젝트.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