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진관련/가족사진

2016년판, 백승휴네 가족사진을 찍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인간은 흔적을 남기려 한다. 첫번째가 자식을 낳는 것이다. 그 다음이 사진을 찍어 건재함을 남겨 놓는 것이다. 2016년 현재, 첫째와 둘째 모두 무시무시한 고삼 중삼이다. 난 무대뽀적 삶을 살아가니깐 그들이 두렵진 않다. 우리집 가훈은 '강하게 키우자'이다. 누나가 남동생에게, 나는 가족 모두 각각에게 틈만나면 언급하며 가훈을 주지시킨다. 돈을 달라면 쪼잔하게 준다. 부족함을 알아야 풍족이전의 보통의 삶도 감사할 수 있으니깐.

디지털 세상, 따 붙여서라도 나를 멋지게 만들어야 하거늘 아내가 그냥 나뒀다. 난 이제 50이다. 나이드니깐 노여움이 치밀어 오르려한다. 이런식으로 나를 강하게 키우려는 아내의 의도? 그래, 난 항상 사진찍으러 다니며 논다고 생각하는 가족들에게 양보한다. 사진의 단점중에 잘 놀고 있는 장면도 어느 시점에 찍느냐에 따라서 멍때리는 장면으로 변질되기 일쑤다. 몇년전 가족여행가며 샀던 의상으로 갈아입고 찍은 사진인데 나쁘진 않다. 모자를 쓴 이유는 나의 빠진 머리를 의식해서 가족이 배려해준 것인데 이런 표정이 나왔다. 다른 사람들은 다 괜찮다. 나만 희생자다. 그러나 나는 참는다. 강하게 크기위해 참는다.

사춘기인 아들까지 웃었으니 전부 웃은 거다. 올해는 나의 사진에 춤을 추는 장면이 유난히 많았다. 그래서 컨셉을 춤을 추며 웃고 있는 것으로 했다.  이런 장면은 다시 보면서 또 한번 웃는다. 사진은 그 당시의 상황으로 데려다 주는 것이 매력이다. '지금 여기'를 보여주는 것이다. 한바탕 싸우고 나서 이 사진을 보면 웃으며 금새 풀어질 것이다. 보약이 따로 없다. 웃고 나면 쌓인 것들이 후련해진다. 사진으로 테라피를 한다는 내가 가족부터 테라피하지 않는다면 내가 못참지. 가화만사성이라.


2016년판, 백승휴네 가족사진을 찍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