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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휴 칼럼/Photo Essay

아들 백인혁의 4품 심사, 국기원에 가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나의 할머니를 원망하지 않는다. 재정의 권력을 쥔 할머니는 내가 태권도장에 가겠다고  하니 깡패된다고 안된다고 했다. 돈이 들어갔기 때문에  둘러댄 이유였다. 그 시절 근검절약하며 살았던 우리 집 분위기를 보여주는 단락이다. 아들이 4품시험을 보러가는 날이었다. 우리가족은 총출동했다. 의미있는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초등학교 1학년때부터 9년간 다닌 태권도의 결실이었다. 사춘기를 보내며 운동으로 스트레스도 풀고, 도장의 정신이 아들의 청소년기를 주도했을 것으로 믿는다.

심사가 끝난 뒤 청담동 경희대 태권도장의 사범과 관장과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긴장했다가 풀린 탓인지 심사가 끝나자 아들의 표정이 무척 밝아졌다. 의자에 앉아서 기다리는 시간이 더 긴장된다. 대련 바로 전 앉아 있는, 무척 긴장하고 있을 장면을 찍었다. 내가 수백명의 청중 앞에 서기 전의 떨림처럼 아들도 긴장한 얼굴이 역력하다.

대련하는 동영상이다. 경기이지만 공식적으로 허가된 싸움이다. 아들이 상대를 더 많이 때렸다고 칭찬하고 밥까지 먹었으니 아이러니한 거 아닌가? 자식이 누굴 때렸다고 칭찬하는 분위기는 이런 경기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대련 동영상에 보이는 꼬맹이들이 앉아 있는 모습이 눈에 띈다. 저 아이들의 대련하는 것을 지켜보고 자리를 떴다. 얼마나 귀엽던지, 물불 가리지않고 발차기를 야무지게 하는 아이들이 나를 미소짓게 했다.

아들 백인혁의 4품 심사, 국기원에 가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