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지 않은 세상은 없다. 볼 수 있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다. 볼 수 있도록 빛이 있는 것이고, 그 빛은 인간에게 세상의 존재를 알리기위해 태어났다. 저녁 나절 블루톤의 하늘이 골목의 부족한 빛을 채우기위해 가로등을 세웠다. 가로등과 하늘빛이 조화를 이룬 시점을 저녁나절이라고 한다. 매직아워, 이 시간에 찍는 사진은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매력아워가 만들어낸 세상이기 때문이다. 용인의 어느 골목에 우연히 들어가 만났던 곳, 이곳은 사라졌다가 생겨난 것인지, 없던 세상이 나로 부터 생겨난 것인지는 모를 일이다.
가로등이 하나든 둘이든 관계없다. 대낮을 햇빛이 지키다가 가로등에게 그 위치를 내준 것이다. 가로등에 골목이 갖는 의미가 남다르다. 대로를 밝히는 가로등과는 태생부터 다르다. 연인이 귀가를 아쉬워하며 그들만의 은밀한 시간을 방해하던 곳이다. 낮과 다른 분위기가 연인들을 이곳으로 불러들였고 이 곳에서 그들의 만남은 이뤄졌지만 그 가로등이 방해를 하다니 아리러니하다. 석양의 분위기처럼 서로의 감정을 불러 일으키는 상황을 만드는 그곳에 밝혀진 불빛이 밝아지면 질수돌 그들의 소심한 계획이 무산되기 때무이다.
세상에 그냥 생겨난 것은 없다. 특히 가로등(street light)은 그 스스로 그 위치를 지키고 있지만, 다른 곳의 가로등과는 차원이 다른 그 상황에 딱 맞아 떨어지는 그 가로등이야말로 그곳을 지나는 딱맞은 상황의 그들에게 좋지도 나쁘지도 않는 적절함이 그들에게 적절함을 요구받게 된다. 고속도로의 가로등은 지나가는 고속차량에게 길을 안내하지만 차들은 감사할 시간적 여유도 없이 스치고 지나간다. 그러나 골목안 가로등은 느린 걸음으로 가로등의 존재자체를 의식하며 따져들려 한다. 이렇게 가로등은 그들을 대체할 수 있는 아침태양이 나타날때까지 그 자리에서 그 역할을 담담히 해낸다. 가로등은 그렇다. 그 시점 그들은 나에게 딱 걸렸던 것이다.
골목길 가로등에 대한 의미와 생각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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