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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Therapy/여행 백승휴

우연의 사람들과 수건 돌리기.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우연의 사람들과 수건 돌리기> 제목이 무슨 대단한 관계라도 있는 듯 솔깃해진다. 뭐 단지 같은 날 시간차로 벌어진 일 빼고는 관계없다. 그러나 연관지으며 이야기는 나의 글로부터 시작된다. 유원지, 돈을 내고 들어가는 곳에는 이유가 있다. 우리 스스로가 그만한 가치를 찾아내려 하기 때문이다. 두드림과 그런 기대 끝에 결과는 달라진다. 카메라를 들면 하이에나처럼 먹이를 찾아 두리번 거리는 나에게는 특히 그렇다. 기회가 오면 순간을 놓치지 않고 셔터를 누른다. 이번에는 양평의 들꽃 수목원이었다. 그 곳에서 나는 바라봄을 통하여 그 가치를 찾아내려는 수순을 밟고 있었다. 그리고....

여인들이 프레임 안으로 들어왔다 나갔다. 인물사진 작가인 나에게 풍광 속에 사람은 화룡점정과 같다. 약간의 실루엣은 몸짓을 하나 하나 밝혀주었다. 강건너를 바라보는가하면 서로에게 말을 걸며 즐거워했다. 친구로 보였다. 그것도 고향친구들 말이다. 허락을 받고 사진을 찍었다. 선글라스를 쓰고 가방을 든 모습이 한껏 멋을 부린 듯했다. 가을 마중을 나온 듯했다. 이들에게서 느껴진 친구라는 단어에서 동심이 떠올랐다.



선착장에서 만난 쓰리걸! 그들이 암시했던 건 동심이었다. 양평시장 광장에서 아이를 만났다. 아이가 어른들이 놀고 있는 광경을 신기한 듯 바라보고 있었다. 뒷 모습이 주는 호기심은 아이의 호기심 이상이었다. 우연의 일치일까, 수건 돌리기를 하며 동심으로 빠져들어가는 어른들 뒤로 <꿈꾸는 아이들>이란 프랭카드가 걸려있었다.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의 어느 시간으로 돌아가 듯, 수건은 사람들의 주변을 맴돌며 그 절차를 밟고 있었다. 

수건 돌리기는 상대의 뒷자리에 수건을  놓고 한바퀴를 돌아 그 자리에 돌아오면 술래가 되는 놀이이다. 이것은 관심을 보이는 것이며, 누군가의 관심을 기대하는 과정에서 긴장감을 준다. 관심을 받기위한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놀이라고 해야 하나. 깔깔 거리는 동안 시간은 각자의 기억 속으로 빠져든다. 목적하는 시공은 각자의 것일 뿐  동일하지 않다. 

놀이는 동심을 바탕으로 한다. 누구나 놀이 속으로 빠져들며 일상의 버거움을 벗는다. 그리고 순수해진다. 순수해야 더욱 놀이를 흥겹게 해준다. 놀이가 끝나면 모두가 친구가 된다. 살아왔던 과정도, 나이도, 사회적 위치도 이들에겐 조건이 되지 않는다. 단지 함께 수건을 돌리며 관심을 보였던 그 순간만이 남는다. 양평시장에 작은 광장에서 수건 돌리기를 했던 그 아이들은 또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이 날을 꿈꿀 것이다. 선착장의 여인들은 그날이란 소설의 복선이었다. 나는 지금 글을 쓰며 그날 속에서 웃음짓는다. <우연의 사람들과 수건 돌리기> 란 글을 마치면서 일상들이 퍼즐처럼 짜 맞춰져 있음을 깨닫게 된다. 함께 하는 사람들이 오늘따라 소중하게 느껴진다.

우연의 사람들과 수건 돌리기.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