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은 인물사진 전시회를 보고 왔다. 길게는 30년은 인물을 찍은 작가이다. 거기다가 인물사진도 가르친 경험도 있는 사람이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혼자서 자아도취에 빠진적도 있었으며, 원칙에 배우며 사진을 규정하려했던 때도 있었다. 아마 기간으로 보면 반반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사진전의 주인공은 견석기라는 사진작가였다. 사진을 보니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었다. 인간적이고 따뜻한 사람? 그런데 전시관람후 뒤통수를 세게 얻어맞은 듯한 느낌을 받았다. 성능 좋은 카메라와 순발력있는 사진가의 재치로 대변할 문제는 아니었다. 인물사진에는 사람냄새가 나야 하는데 그것이 물씬 풍기는 사진이었다. 작가의 이력이나 경력은 모른다. 그것이 중요한 게 아니었다. 견석기 사진전의 사람들이 지금도 아른거린다. 여운, 작품의 영향력이 얼마나 강하게 다가오는지가 인물사진에서는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하며 훌륭한 전시였다고 자평하는 것이다.
전시 제목은 <도비가트 사람들 이야기>였다. 광주 유스퀘어 문화관 금호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시간이 급하다. 광주에 사는 사람들이라도 얼른 가서 관람하고 견석기 작가의 작가열을 감상하기 바란다.
그는 수다떨기 시작했다. 그는 이야기를 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세련된 화법은 아니었지만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묘한 재주가 있었다. 내가 말하는 <묘한 재주>란 재주를 부리지 않는데도 재주를 부리는 사람보다 뛰어나다는 말이다. 이야기는 인도의 어느 마을로 우리를 데려갔다. 천진난만한 아이의 눈빛으로도, 고집스런 작가의 눈빛을 번갈아 보여줬다. 바라보는 이의 가슴 속 깊게 후벼 팠다. 6개월간 함께 하며 그들을 찍었다고 했다. 그들은 견작가를 가슴으로 받아들이며 그들의 영혼을 허락했던 것이다. 지나가다 몇컷 '툭 툭' 찍은 것이 아니었다. 함께 하며 하나가 되어야 나올 수 있는 오래 된 친구를 표현한 사진이었다.
마지막 장면이다. 일부러 흑백처리했다. 성능좋은 디지털 데이터를 확대하면 글썽이는 눈빛이 보일까 싶어서ㅊ였다. 설명의 마지막에는 눈시울이 붉어지며 두 볼에 눈물이 흘렀다. 그는 아이처럼 그곳이 그리워졌고 참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 그림움! 여러번 울궈먹었다는 그의 너스레는 간데 없고 여러번 봐도 또 보고 싶은 그의 작품에는 사람냄새 풀풀나고 있었다. 사진은 대단한 기술이나 성능좋은 카메라가 아니라 마음으로 바라보며 담아내야 한다는 가르침을 받은 전시였음을 고백한다.
견석기 사진전, 도비가트 사람들 이야기. 유스퀘어 문화관 금호 갤러리.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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