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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휴 칼럼/Photo Essay

2017년 봄, 팔당역에서 출발하여 한강변을 걷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봄을 맞으러 간다. 맞이한다는 건 딱히 공간이나 시간의 문제에 국한할 문제는 아닌 듯하다. 전부 이거나 모두 아니거나. 아무튼 난 봄을 향해 한강으로 갔다. 한강의 길이가 워낙 긴지라 어디서 부터 봄이 오는지 알 수 없어 잠시 망연자실, 어디 가나 봄이 서성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적극적인 봄 나들이 시작. 팔당역에 하차하여 자전거길을 걸어 정약용묘 쪽으로 걸으며 흐르는 강물이며 핀 꽃이나 진 꽃을 바라보며 삶을 사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생성하는 봄에 비해 올가을은 다른 질감으로 다가올 게 틀림없다. 나에게.  

결론: 봄 꽃은 길가에 핀 꽃만이 아니라 사람 꽃 또한 아름답더라. 걸으며 이리저리 바라보며 가끔씩 사진 찍는 것이 전부 였것만 사람들의 표정은 밝아져 있었다. 함께 했던 것도 있었지만 자연과이 합일이란 철학적 사유가 한 몫을 했을 것이다. 대낮에 사진기를 들고 자연 속으로 들어가는 것은 휘발유를 끼얹고 덤벼드는 것처럼 무모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항상 그런 상황에 직면하며 희열을 맛본다. 사진들은 따로 설명하지 않는 이유는 이번만큼은 우리 스스로가 봄이 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개입하지 않으려는 나의 의도가 담겨 있음을 알아주길 바란다.

2017년 봄, 팔당역에서 출발하여 한강변을 걷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