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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휴 칼럼/Photo Essay

부평구 갈산시장, 나의 아지트!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해는 저문다. 그걸 세상은 바라본다. 카메라는 해가 지면 가방 속으로 들어가려 한다. 창작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부터 시작된다. 해가 저물면 다른 종류의 불빛이 자리를 교대한다. 낮과는 다른 '그런 다름'이 난 좋다. 나의 아지트가 생겨난지 두달정도 지났다. 이제서야 그 주변을 프레임 속에 담기 시작했다. 동네사람들이 힐끔 힐끔 의아스럽게 바라보다가 묻는다. 뭘 찍을 게 있느냐고, 그럼 난 내가 찍은 사진을 보여주면서 설명한다. 그랬더니 어떤 사람 이런 말을 했다. "아, 그렇구먼. 취미지 뭐" 이런다. 무슨 뜻인지 그들만의 언어를 잘 이해하지 못했지만 내가 찍는 것에 대한 소통은 나름 되었다는 생각을 하면서 골목 골목을 찍어내기 시작한다. 어쩌면 이게 낯선 곳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인사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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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은 다음 부랴 부랴 현상을 한다. 이게 나의 촬영 습관이다. 아주 좋은 습관이다. 이게 밀리면 사진과 나는 원수지간이 되어버린다. 부담이 된다는 거다. 현상이 완성되면 그 중 인상깊은 사진으로 페북정도의 SNS에  올린다. 그리고 다시 그걸 보면서 블로깅으로 수다를 떤다. 이게 바로 나의 사진 찍는 수순이다. 바쁜 시장 사람들, 집으로 들어온 사람들의 창문에 비춰진 정감들, 풍광과 그 속의 사물들의 자태, 빛이 서로 산란하면서 다양성을 보여주는 것들이 프레임 속에 담긴다. 그 프레임은 찍은 이의 스타일을 보여준다. 감정까지 담긴다. 내가 그들을 찍는다는 건 그들과 말을 트는 거다. 가끔의 삶을 지배할 이곳에서 나는 그들과 소통을 시작한 거다.

부평구 갈산시장, 나의 아지트!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