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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휴 칼럼/Photo Essay

대낮, 소래 포구쪽에서 놀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사람들이 모이면 뭘 하고 놀까? 난 언제 부턴가 이런 생각을 하면서 내가 사진 놀이를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물론 사진을 찍는 사람들에 국한된 얘기긴 하지만. 그만큼 내가 만나는 대부분은 카메라를 들고 다닌다. 사진 찍기를 즐기는 이에게는 이만한 즐거움도 없다. 골프와 사진은 많이 닮아 있다. 골프는 공을 치고 그 곳으로 간다. 사진은 눈에 띄는 곳을 찍고 그 곳을 향해 셔터를 누른다. 대단한 인연이다. 그래서 내 지인들은 골프 치자는 말을 내게 하지 않는다. 이 의미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날은 소래포구쪽으로 갔다. 여유있게 움직였다. 이른 아침이나 저녁나절에 찍는 것이 분위기나 만족도가 높겠지만 이번은 멋진 작품이라기 보다는 그 곳을 구경하러 갔다. 이 곳은 수강생들이 찍어온 사진을 많이 봤던 지라 낯설지 않았다. 연인들이 손을 잡고 오가는 모습을 무한대 촛점을 해 놓고 팍팍 찍었다. 재밌었다. 등산하면서 '야호!'를 외치는 것과 같은 원리가 아닐까. 착칵거리는 소리는 카메라가 느끼는 감탄사라고 언제가 생각한 적이 있었다.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난 처음가는 곳에서도 지인들을 자주 만나는 편이다.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어린 시절 같이 놀았던 고향형님 내외를 만났다. 예정되지 않은 이런 만남은 참 좋다. 반가웠다. 반가움을 표시로 사진을 찍어서 보내드렸다. 정겨운 부부의 이미지가 좋아 보였다.*

요즘은 예뻐서 눈에 끌리는 것은 단연 꽃이다. 누구가는 나이 탓이라고 했다. 꽃 말고 다른 걸 찍겠다고 마음먹고 찍힌 사진들도 분석해 보면 꽃이 제일 많다. 꽃이 예쁘긴 한가보다. 아지랭이처럼 멀리 아련하게 다가오는 미세먼지나 안개도 프레임을 멋지게 채워주면 그만이지 뭔들 어떻겠는가? 개인이 어쩔 수 있는 건 아니니깐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거다. 제목에 소래 포구쪽이라고 했다. <쪽>이라는 건 그 부근 대부분을 러프하게 말하는 것이다. 어디를 콕 찝어서 말하는 것보다 마음 내키는대로 돌아다녔다. 지인도 만나고, 이 보다 좋은 날이 또 있을까?

대낮,  소래 포구쪽에서 놀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