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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휴 칼럼/Photo Essay

부산 자갈치 시장을 기념촬영하다. 의미화 하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기념촬영. 이 단어는 기념과 촬영의 합성어이다. 이 둘의 관계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명확하게 규정하면 기념하기 위한 촬영이다. 촬영하는 행위는 현재이지만 기념은 그 후를 도모하기 위한 개념이다. 기념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뜻깊은 일이나 훌륭한 인물 등을 오래도록 잊지 아니하고 마음에 간직함>이다. <훌륭한 인물 등을> 마음에 오래도록 간직하기 위함이라 했다. 훌륭한 인물 등에서 <..등>안에 들어 있는 추가적 의미에는 상황 즉 그런 환경도 포함된다. 사람이나 상황 등 다양한 기억할 일들은 촬영을 통해 마음 속에 남기겠다는 뜻이다. 이 또한 의역일 수 있다. 그러나..


이 사진은 우리가 알고 있는 기념촬영의 통념을 넘어선다. 기념촬영은 정면을 똑바로 보고 서 있어야 하는 거 말이다.

사진 속에는 이미지를 담지만 그것은 의미로 남겨진다. 이미지와 의미의 관계는 그 사이에 전달자 역할을 하는게 있다. 그건 메시지이다. 메시지는 의미를 담아 전달한다. 이미지는 그 안에 이미 촬영하면서 담기거나, 그 후 숙성되어 또 다른 의미로 변화 되기도 한다. 숙성이란 사유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을 말한다. 결국 의미로 간직한다는 것이다. 의미는 관계, 상황 등 뭔가 있음이다. 의미는 의미부여라는 단계를 거쳐 온전한 이름을 부여 받는다. 의미부여는 그것을 꽃이라 부르니 꽃이 나에게 다가와 꽃이 되었다는 것과 같다. 사물이 바로 꽃이란 의미로 자신과 밀접하게 관계하게 된다는 뜻이다. 사진을 찍고 찍히는 현장은 곧바로 각각 새롭게 의미부여되어 자기화되는 과정을 가지며 그것이 바로 의미이다. 여기에서 의미란 나와 강력하게 꽁꽁 묶어주는 것이다. 기념촬영은 인물과 상황에 의미부여를 하여 자신에게 간직하려는 의도이자 가장 강력한 기록이다.

앞 모습이건 뒷 모습이건 상관없이 기념촬영이다. 이 기념촬영은 사람에만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의 모든 것들을 기념촬영한 것이다. 기념으로 남기는 것이다. 이유는 그와 나와의 관계, 그리고 그날 나눴던 의미들에서 기념으로 남기려는 의도이다. 기념촬영, 한 영역에 국한하지 않는다.나의 기념촬영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양파의 유혹, 오랜 고객과의 관계, 마른 생선의 고단했던 삶, 서로의 신뢰를 주고 받는 동업자들의 모습을 기념촬영했다. 이 순간들을 기념하는 것이다. 그런 기억들을 간직하려는 것이다.

두 사람이 시장에서 걸어 나오고 있다. 이들은 이 모든 것을 목격했을 것이다. 바라본 것은 기억 속에서 퇴화된다. 아무리 똑바로 기억해내려 해도 냉정하게 사라져 간다. 카메라는 기억 복원 작업을 한다. 시장구경 하나로 무슨 기념촬영이며 의미를 찾는다는 건 오버하는 거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다. 맞다. 사진은 그냥 바라보기만 해도 된다. 의미있다. 그러나 나는 프레임 속에 의미하는 것들을 끊임없이 찾아내어 세상과 나 자신에게 공개 하려는 것이다. 나는 그것을 즐긴다. 삶, 즐거우면 되는 거 아닌가? 다른 고민은 다음에 해도 된다고 나 자신을 다독인다. 지금!

부산 자갈치 시장을 기념촬영하다. 의미화 하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