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케어란 말 그대로 낮 시간동안의 보살핌이다. 낮시간에 가족을 대신하여 함께 있어주는 거다. 가족들의 일상, 직장생활이나 그들의 할 일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국가기관에서 도움을 주는 것이다. 아주 좋은 시스템이다. 우리 봉사팀은 그들에게 영정사진이 아니라 사진으로 즐거운 시간을 갖도록 해준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색다른 체험을 제안하는 것이다. Photo play 이다. 모두가 무대에서 주인공이 된다.
이번에는 천호동 성당 데이케어센터를 찾았다. 치매 등 인지가 약한 분들이 계셨다. 사진을 찍으면서 발견된 것인데 카메라 앞에서 특이한 행동이 나타났다. 소녀로 돌아가 아이와 같은 순수한 몸짓을 하는가하면 얼마전 자신이 속했던 사회 등 일상에서 했던 행동을 하는 것이었다. 귀엽고 애교부리는 소녀와 다리를 꼬고 호령하는 듯한 어깨에 힘을 주고 몸을 뻣뻣하게 그리고 무표정하게 바라보는 권위적인 자세를 보이기도 했다. 전자는 어린 시절로 돌아간 기억이고, 후자는 권위적인 자세로 얼마전 자신의 소셜 포지션을 과시하는 것이었다. 기억이란 버스는 어디에 정차할 지 모르는, 알 수 없는 영역임에 틀림없다.
물론 사진 찍기를 꺼리는 노인들도 있다. 그건 인지능력은 문제 없고 육체적으로 불편한 분이 데이케어에 온 것이다. 자신의 현재를 타인에게 보여주기를 꺼리는 것이다. 사람을 만나고, 그들을 찍고, 그걸 걸어서 보여주고, 우리도 기념촬영을 하고. 이게 절차처럼 발빠르게 진행된다. 잠깐씩 뜸을 들여 노인들과 얘기도 나누고 손도 잡아주고, 그 과정에서 많은 느낌이 가르침처럼 다가온다.
천호동 성당, 데이케어 센터에서 사랑을 찍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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