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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휴 칼럼/사람을 말하다

도자기 페인터 현은영과 참치회집.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도자기 페인터. 나는 이렇게 부른다. 본인은 도자기 핸디 페이팅 디자이너란다. 이름이 뭐 대순가? 도자기에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라고 풀이하면 사람들은 대충 알아 듣는다. 그린다는 것은 그림을 그리는 것 이거나 뭔가를 그리워하는 것이라고 풀어본다. 정리하면 그리워하는 것을 그린다. 아, 내가 썼지만 괜찮다. 자화자찬은 치유의 기본이자, 자애의 결정판이다. 무엇을 그리거나 사진을 찍는 것은 내면의 응어리를 풀어내는 것이다. 


첫인사의 내 방식이다. 사진을 찍는다? 난 찍으면 내편이 된다고 믿는다. 만남의 의식처럼 사진을 찍는다. 놀라운 사실은 사진을 찍고 나면 <급> 가까워진다. 의상과 그녀가 든 도자기가 닮았다. 그녀의 이름은 도자기 핸디 페이팅 디자이너 현은영작가다. 작가는 고뇌의 흔적을 창작의 결실로 풀어낸다. 단아한 외모와는 다르게 학원 경영과 참치회집에서 칼질까지 했다는 그녀의 인생역정이 작품에 대한 깊이를 더해주는지도 모른다.

그녀의 붓질은 앞사람의 얼굴에다 하지 않길 다행이다. 길동에 위치한 골드 참치라는 곳에서 그녀를 만났다. 테레비에도 여러번 나온 유명한 곳이다. 그 곳에서는 접시와 그릇에서 부터 벽까지 모든 여백에는 그녀의 손길이 닿아 있다. 이곳은 남편이 운영하는 곳이다. 가내 수공업이란 말이 떠오른다. 식구들이 다 해먹는다. 남편은 주방에서 참치를 발라내어 디자인하고, 올려 놓은 그 곳이 아내의 작품이니 말이다. 

뚝딱 뚝딱, 주방장인 남편의 창작물이 식탁에 올라온다. 참치살의 색감과 질감이 보자마자 '오!' 소리가 난다. 입안에 들어가니 깨물 겨를도 없이 녹아 버린다. 참치는 소고기와 같아서 버릴게 없다고 하니 주방장 왈, '어디다 비교 하실려고?' 였다. 자부심도 대단하다. 내의 애마, 라이카가 그 색감을 잘 잡아낸다. 약간의 채도를 빼는 나의 습관도 그 곳에선 그냥 <그대로 냅둬> 이다. 


부부와 함께 찍은 사진이다. <미>라는 의미가 동어 반복처럼 느껴진다. 아름다움과 맛 있음. 화가의 그림은 美(아름다울 미)를 추구하고, 주방장은 味(맛 미)를 추구한다. 원래 아름다울 미의 의미는 <살찐 양을 보니 기분이 좋더라>이다. 그러니 맛이 아름다움의 근원이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깊이 연관된 단어임에 틀림없다. <미>라는 영역에 존재하는 부부는 둘의 관계가 결혼을 시작으로 알맞게 엮어진 화합이 아닐까. 언제까지나 뗄래야 뗄 수 없는...

도자기 페인터 현은영과 참치회집.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